
“AI 시대일수록 리더는 답을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신간 <조직은 어떻게 강해지는가>를 펴낸 허영호 전 LG이노텍 사장(74·사진)은 6일 인터뷰에서 “정해진 답이 없는 시대일수록 구성원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이끄는 리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람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조직은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며 “조직은 AI 시대에도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전 사장의 ‘공행원로(共行遠路)’ 경영 철학도 현장에서 비롯됐다. 허 전 사장은 1992년 40세 나이에 금성사 TV공장장을 맡았다. 회의실에서 보고만 받는 게 아니라 직접 현장을 찾아 직원들과 머리를 맞댔다. 그는 “보고서에는 문제의 실태와 원인 등을 모두 담기 어렵다”며 “의사결정권자가 현장에서 담당자와 함께 논의해야 본질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인 시련도 있었다. 그는 2006년 경기도 광주의 한 골프장에서 벼락을 맞아 하반신이 마비되는 사고를 당했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 가까스로 회복한 그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그는 “대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절실히 깨달았다”며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는 공행원로 철학이 완성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조직 운영 원칙으로는 꿈(Dream), 방향(Destination), 실행(Drive)을 뜻하는 ‘3D 경영’을 제시했다. 구성원들과 꿈과 방향을 공유하고 목표를 함께 세운 뒤 끝까지 실행하는 방식이다.
허 전 사장은 성장하는 조직의 핵심 키워드로 ‘경청’을 제시했다. 사내에 경청·인정·질문을 뜻하는 ‘청정문(聽情問)’ 원칙을 도입해 신입사원도 최고경영진과 함께 토론하고 질문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구축했다. 그는 “질문은 정답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는 과정”이라며 “리더의 역할은 일일이 답을 내려주는 게 아니라 구성원이 스스로 생각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라고 했다.
최진영 기자/사진=임형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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