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운자로와 위고비 등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기반 비만치료제가 여성의 임신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GLP-1 기반 의약품을 사용하는 여성에게 임신과 피임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당시 MHRA에는 GLP-1 기반 의약품 사용자가 의도치 않게 임신했다는 사례가 40건 넘게 보고됐다.
실제 해외에서는 GLP-1 기반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는 중 예상치 못한 임신을 했다는 경험담이 잇따랐다. 이른바 '마운자로 베이비', '위고비 베이비' 등은 이 같은 임신 사례가 많아지자 나온 신조어다. 최근 국내에서도 위고비에 이어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 사용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사례가 SNS 등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
국내 의료계도 비만치료제가 임신 가능성에 영향을 준다고 본다. 특히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면서 마운자로를 투약하는 여성은 주의가 필요하다. 마운자로의 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는 음식이나 약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이동하는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함께 복용한 경구피임약의 흡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피임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조병구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총무이사는 "약동학 연구에서 티르제파타이드와 경구피임약을 함께 투여했을 때 피임약의 최고혈중농도(Cmax)가 최대 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운자로 투약을 시작하거나 용량을 높인 뒤 4주 동안은 콘돔 등 추가 피임법이나 비경구 피임법을 사용하도록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경구피임약을 복용하지 않는 여성도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면 임신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질 수 있다. 체중 감소와 대사 개선으로 그동안 불규칙했던 배란 기능이 회복될 수 있어서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러한 비만치료제 투약 후 임신 가능성이 높아지는 현상에 대해 "비만치료제의 제품설명서에는 '임신 중 태아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명시돼 있다. 쉽게 말하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고, 그런 상황까지 제약사가 책임지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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