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자 무기화'…중남미에 "中 투자 받지마"

입력 2026-08-17 18:32   수정 2026-08-18 00:39

미국이 중남미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비자를 핵심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 투자 차단, 외교적으로 마찰을 빚는 정치인 제재, 우호 세력 지원 등 비자 취소·발급 제한 조치를 활용하면서다.

1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월 칠레 정부가 홍콩까지 1만9000㎞ 길이 해저케이블을 연결하는 사업을 승인했다가 보류한 배경에 미국의 비자 압박이 있었다.

산티아고 주재 미국대사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 1월 기예르모 페테르센 칠레 정보통신부 비서실장을 만나 “해당 사업이 중국의 사이버공격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강행하면 이 사업과 연관된 공무원은 물론 그 가족까지 미국 입국이 막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칠레 정부가 사업을 보류한 뒤에도 미 국무부는 통신 인프라 및 역내 안보를 훼손했다며 관련 칠레 공무원과 그 가족의 입국을 금지했다.

미국의 비자 압박은 다른 중남미 국가에서도 이어졌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중국 화웨이와 사업에 나선 전력회사 임원이 비자 취소 경고를 받았다. 코스타리카에서는 중국 5세대(5G) 통신 업체 배제를 비판한 야당 의원 2명의 개인·외교 비자가 취소됐다.

파나마에서는 미국과 체결한 광범위한 안보 협정을 비판한 정치인 2명의 비자가 취소됐다. 최근에는 멕시코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집권 여당의 핵심 직책을 맡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벨트란 또한 비자가 취소됐다. 멕시코 정부는 마약 대응 문제를 놓고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

미국 국무부는 4월 국가 안보와 자국 이익을 지키기 위해 비자 제한 정책 대상을 ‘미국 이익에 적대적이고 이를 훼손하는 활동에 관여한 사람’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부패 방지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쓰이던 비자 제재가 현재는 순전히 미국의 정책적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인권 단체 라틴아메리카워싱턴사무소의 아나 마리아 멘데스 다르돈 중미 담당 이사는 “부패, 인권 침해, 사법권 침해 등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민주적 가치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게 되면서 과거 미국의 제재 대상이던 정치인들이 자국과 백악관의 관계를 회복한 뒤 특권을 되찾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부패 및 민주주의 훼손 혐의로 제재 대상에 오른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측근들의 비자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재발급된 것이 대표적이다.

오세성 기자 sesung@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삼성전자트럼프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