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쓰지 마라" 엄포…궁지 몰린 애플, 메모리 '비상'

입력 2026-08-18 14:14  

미국 정치권이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 도입 가능성을 놓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 상원의원들은 애플에 중국 창신메모리(CXMT)·양쯔메모리(YMTC) 제품을 전 세계 어느 제품에도 사용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애플은 오는 21일까지 관련 질의에 답변해야 한다.

18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짐 뱅크스 공화당 상원의원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 등 7명은 지난달 29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초당적 서한을 보내 CXMT·YMTC 메모리 사용 여부와 관련한 입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상원의원들은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퍼듀대와 함께 건설하는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도 언급했다. 미국 내 메모리 생산 확대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애플이 중국산 메모리를 채택할 경우 이 같은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애플이 메모리 공급난에 대응해 미국이나 동맹국 업체에 추가 공급, 할당량 확대, 우선 공급 등을 요청했는지도 답변 대상으로 지목됐다. 품질검증 과정에서 통제 대상이 되는 기술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과 중국 정부가 공급을 통제·차단할 때를 대비한 자체 위험 분석 여부 등 7개 항목에 대해 오는 21일까지 답할 것을 요구한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에서도 공개적인 견제 발언이 나왔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지난 13일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애플 첨단제조센터 개소식에서 "훌륭한 미국 기업들이 중국산 메모리를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메모리 문제에는 다른 해결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애플이 중국산 메모리를 검토하게 된 배경으로는 '가격 급등'이 꼽힌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증가로 올 상반기에만 D램 가격이 55~60% 뛰었다. 이에 애플은 지난 6월 말 맥북·아이패드 가격을 인상하고 CXMT 메모리 테스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쿡 CEO는 앞서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중국산 메모리를 중국에서 판매하는 기기에만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상원의원들은 이 같은 방안이 유지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중국 판매용 제품에만 사용하더라도 일단 품질검증을 통과하면 조달 결정만으로 다른 지역 판매 제품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정치권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CXMT·YMTC가 제재 이력을 갖고 있어서다. 이들 회사는 모두 미 국방부가 지정한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포함돼 있다. YMTC는 2022년 미 상무부 수출통제 명단인 '엔티티 리스트'에도 올라 미 기업이 거래를 원할 경우 별도로 수출허가를 받아야 한다. 미 국방수권법(NDAA)상 2027년 12월부터는 CXMT·YMTC 반도체가 들어간 제품을 연방기관이 조달하는 것도 금지된다.

애플은 과거에도 비슷한 논란에 휩싸였다. 상원의원들은 서한에서 애플이 2022년 YMTC 낸드플래시 도입을 검토했다가 의회의 반발 이후 철회한 전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애플은 상원의원들이 보낸 서한에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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