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권 중 최대 규모인 지역 농협의 연체율이 5%를 넘기며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이 가계대출 연체율의 20배 가까운 수준으로 급등했다.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부실이 동반 급증한 여파로 분석된다. 예금 인출과 연체 증가로 실적이 나빠져 상호금융 업권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협중앙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의 지난 6월 말 연체율은 5.22%로 2004년(5.7%) 후 가장 높았다.
수협 연체율도 6.82%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산림조합(6.73%)과 신협(6.38%)도 각각 18년, 14년 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업대출이 부실화하는 속도가 빨랐다. 농협의 6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7.98%로 뛰었다. 2022년(1.8%)까지만 해도 1%대였는데 3년여간 6%포인트 이상 오르며 8%대에 육박했다. 이 기간 대출 규모(잔액 기준 204조5492억원)를 58조원 불렸지만 건전성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협 다음으로 기업대출이 많은 신협 상황도 다르지 않다. 신협의 6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7.79%로 2022년(2.47%) 이후 5%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금융권에선 수협과 산림조합까지 더한 상호금융 네 곳의 합산 기업대출 연체율이 올해 7%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6.82%였다.
송 의원은 “상호금융이 연체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힘썼지만 올해 부실채권 규모가 다시 늘고 있다”며 “업권별 중앙회가 나서서 지역 조합의 부실 대출을 줄이는 데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초체력이 약한 지방 자영업자와 중견·중소기업이 줄줄이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기준으로 국내 은행권의 대구 및 광주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각각 1.38%, 1.16%였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9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제주(1.12%), 대전(1.09%), 부산(0.99%), 전북(0.86%)의 연체율도 0.8%를 웃돈다. 은행보다 중저신용 고객 비중이 큰 상호금융권에선 연체율이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방 경기 악화로 회수가 안 되는 부실채권이 쌓이고 있다”며 “부실채권 매각을 비롯한 채권 재구조화 작업을 더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호금융권의 발목을 잡은 부동산 대출 정상화도 과제로 남아 있다. 농협의 6월 말 상업시설담보 공동대출 연체율은 28%에 달했다. 3년째 20%를 웃돌고 있다. 연체액 1조 4842억원 가운데 상당 금액이 부동산 PF 대출인 것으로 전해진다.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2020년께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내준 대출이 부실화한 충격이 아직도 남아 있다.
산림조합의 부동산 대출 연체율은 7.29%다. 2022년 말 1.84%였는데 3년여 동안 세 배 이상으로 뛰었다. 부동산대출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도 이 기간 1527억원에서 8222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방 인구가 줄어드는 것도 상호금융권에 부담이다. 지난달 말 비수도권에 거주 중인 인구는 2497만2134명으로 2022년 말 이후 3년여간 약 48만 명 감소했다. 총인구에서 지방 비중은 49.5%에서 48.9%로 떨어졌다.
이시은/김진성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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