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노경필 대법원 법원행정처장은 대법관 임명을 서면으로 제청했다는 여당 지적에 “(대통령과) 만날 기회가 없었다”며 “(청와대에) 요구했는데 안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찬식 청와대 민정수석과 서면으로 제청하는 데 합의했다고 반박했다.
또 “헌법에 따라 대법원장은 대법관 후보를 제청할 권리가 있고 거기에 따라 대통령과 국회는 각각 임명권과 동의권을 행사하면 된다”며 이번 제청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권과 국회의 동의권, 대통령의 임명권은 동등한 권리라고 덧붙였다.
조 대법원장이 전날 새 대법관 후보로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2기)와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24기)를 이 대통령에게 서면 제청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대법원장은 그동안 청와대와 사전 협의를 거친 뒤 대통령을 만나 대법관 후보를 제청했는데, 조 대법원장은 이런 관행을 깨고 일방통보했다는 게 여권 주장이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다음달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 후보인 김 부장판사에 대해선 청와대와 대법원이 사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3월 임기가 끝난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을 둘러싼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노 전 대법관 후임 후보로 김민기 수원고법 판사와 박순영 서울고법 판사, 손 부장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네 명을 추천했다.청와대는 노 전 대법관 후임 후보로 김민기 수원고법 판사를 1순위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이면서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 이재명 정부가 임명하는 첫 대법관으로 적정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대법원은 김 판사 남편이 오영준 헌법재판관이라는 점에 난색을 표했다. 재판소원 제도가 도입된 상황에서 부부가 각각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으로 근무하면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에 접수된 형사 사건은 2024년 2만4889건에서 작년 3만4272건으로 37.7% 늘었다. 사건이 계속 쌓이는 상황에서 대법관 결원이 길어지면 상고심 심리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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