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자동 배분하는 제도가 55년 만에 폐지된다. 앞으로는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감소세를 반영해 교부금 규모를 산출한다. 내년 교부금은 약 80조원으로 현행 방식을 유지할 때보다 20조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1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교육교부금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에 따라 내년부터 교육교부금은 전년도 교부금에 최근 3년 동안의 연평균 명목 경제성장률과 최근 3년간 학령인구 증감률의 35%를 반영해 산출한다. 교부금 산출 산식은 '전년도 교부금×최근 3년 연평균 명목성장률×(최근 3년 연평균 학령인구 증감률×0.35)'다.
예컨대 최근 3년간 명목성장률이 연평균 7.7%, 학령인구가 연평균 3% 감소했다면 교부금에는 7.7%의 성장률과 학령인구 감소율의 35%인 -1.05%가 반영된다.
정부는 이 산식을 적용한 내년 교육교부금을 78조9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올해 추가경정예산 기준 76조4000억원보다 3.3% 증가한 규모다. 내국세의 20.79%를 자동 배분하는 현행 방식을 유지하면 내년 교부금은 100조원 안팎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새 산식을 적용하면 시·도교육청에 배분되는 교부금이 현행 방식보다 20조원 이상 줄어드는 셈이다. 다만 줄어든 교부금은 일반 재정으로 전환하지 않고 미래대응기금의 교육·인재계정에 적립한다. 이 계정을 활용해 영유아와 고등·평생교육, 대학 경쟁력 강화, 이공계 인재 양성 및 해외 우수 인재 유치 등에 사용한다.
정부는 교부금이 전년보다 줄어들지 않도록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새 산식으로 계산한 교부금이 전년도 금액을 밑돌면 미래대응기금에서 차액을 보전한다. 예산처는 교부금 총액과 학생 한 명당 교부금 모두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7~2030년 연평균 교부금 증가율은 연 5.2%로 추산했다.
1972년 도입된 교육교부금 내국세 연동제는 학생 수나 교육 수요와 상관없이 내국세가 늘면 교부금도 자동으로 불어나는 구조다. 반면 만 3~17세 학령인구는 2010년 880만명에서 지난해 591만명으로 32.8% 감소했다. 학생 수는 급감하는데 반도체 호황 등으로 법인세가 늘 때마다 교부금도 함께 증가해 재정 비효율을 키운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가 제도 개편에 나섰다.
하지만 개편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최근 3년간 학령인구 증감률의 35%만 새 산식에 반영하기로 해서다. 학생 수가 3% 줄어도 교부금에는 1.05% 감소한 것으로 반영된다.
교육·인재계정의 사용 범위도 논란이다. 정부안은 국가적으로 시급하거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라면 이 계정의 돈을 초·중·고교 교육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교부금 개편으로 떼어낸 재원이 다시 초·중·고교 사업으로 돌아갈 수 있는 셈이다. 교육·인재계정이 사실상 제2의 교육교부금으로 운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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