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에 고물가·고환율까지 겹치면서 가장 덥고 비싼 성수기를 피해 '8말9초'(8월 말~9월 초)에 휴가를 떠나는 '늦캉스족'이 증가하고 있다. 휴가 기간도 짧아졌다. 길게 한 번 떠나는 대신 1~2박씩 짧은 여행을 여러 차례 즐기는 식으로 바뀌었다.
22일 호텔 검색 플랫폼 호텔스컴바인과 여행 검색 엔진 카약이 이달 18일부터 9월 13일까지 한국인 여행객의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에 호텔 검색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가량 늘었다.
올여름 폭염이 계속된 가운데 무더위를 피해 9월에 휴가를 떠나는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 늦은 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늦어진 여름 휴가에서는 일본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졌다. 전체 검색량 중 일본 항공권 검색 비중은 전년 대비 약 16%포인트, 호텔 검색 비중은 약 5%포인트 높아졌다.
대표적인 여름 휴양지인 동남아 주요 국가의 검색 비중은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은 전체 검색량 중 항공권 검색 비중이 전년 대비 약 4%포인트, 호텔 검색 비중은 약 5%포인트 줄었다. 태국과 필리핀도 항공권 검색 비중이 각각 약 2%포인트, 3%포인트 하락했다. 동남아 여행지의 무더운 여름철 날씨와 현지 물가 상승 등이 선호도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장기간 이어진 폭염에 상대적으로 서늘한 기후를 즐길 수 있는 여행지들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부상했다. 8월에도 비교적 서늘한 날씨를 즐길 수 있는 뉴질랜드는 전년 동기 대비 호텔 검색량이 약 6배 증가했다.
전통적인 여름휴가 절정기인 '7말8초에 길게' 떠나던 여름휴가 공식이 '짧고 늦게'로 바뀌고 있다. 미국과 이란 전쟁 이후 오른 유류할증료와 고환율로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5박 이상의 장기 휴가는 크게 줄었다.
지난 6월 리서치 기업 피앰아이가 전국 20~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6년 여름휴가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휴가 기간은 '1~2박'(42.2%)과 '3~4박'(39.1%)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5박 이상'은 8.9%에 그쳤다. 작년 동기 대비 '1~2박'이 4.1%포인트 늘었으며, '5박 이상'은 4.7%포인트 감소했다.

올여름 휴가 비용에 대해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비율은 45.7%로 나타났다. '보통이다'는 41.3%, '부담되지 않는다'는 13.0%였다. 비용 부담의 주된 이유로는 '성수기 숙박요금 인상'(53.4%)이 1위를 차지했다. '개인 소득 감소 및 경제적 불안감'(19.7%), '항공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인한 항공권 가격 급등'(16.2%), '원·달러 환율 상승'(9.4%) 순으로 응답이 이어졌다.
올해 항공 유류할증료 인상이 '여름휴가 계획에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66.3%에 달했다. '전혀 영향 없다'는 응답은 6.7%에 불과했다. 유류할증료 인상이 상당수 소비자의 여행 계획 변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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