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잡아라"…주담대 이자·자녀교육까지 내건 지자체들

입력 2026-08-23 07:18  

"공공기관 잡아라"…주담대 이자·자녀교육까지 내건 지자체들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 발표를 앞두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유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에 놓인 지자체들은 공공기관 이전을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의 기회로 보고 전담 조직과 지원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23일 각 지방자치단체와 관계 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국정과제 로드맵에 따라 하반기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확정·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전 대상 기관 노조와 지자체 협의, 지방시대위원회 심의 등이 남아 있어 구체적 일정은 유동적이다.

지자체들은 발표 전부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기관을 선별하고 정치권과 공조하는 한편 이전 대상 기관과 노조 접촉도 강화하고 있다. 임시청사 제공, 사무실 임대료 지원, 이주 정착금, 주택자금 대출이자, 자녀 장학금 등 정착 지원책도 경쟁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강원도는 태스크포스를 꾸려 이전 가능 기관과 지역 특화산업을 분석하고 있다. 춘천시는 관련 조례를 공포해 이전 기관의 임대료, 건축비, 용지 확보 조사·용역비, 기반시설 설치비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기관 임직원과 가족에게는 이주 정착지원금, 자녀 장학금, 주택자금 대출이자 지원 근거도 마련했다.

경남도는 중소기업 진흥, 친환경 기술 경쟁력, 문화관광 거점 조성을 목표로 핵심 유치 대상 기관을 추리고 범도민 유치위원회를 구성했다. 경남도의회도 조례를 개정해 이전 공공기관과 이주 직원에 대한 사무실 임대료, 정착 장려금, 자녀 장학금, 주택자금 대출이자 지원 근거를 담았다.

제주도는 말산업, 항공, 기후·에너지, 해양, 국제통상 등 지역 산업과 연계한 유치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24개 부서와 5개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전담팀도 운영 중이다. 이전기관 임직원 자녀의 제주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 특례입학, 제주형 자율학교 입학, 주택자금 대출이자, 이사비, 육아 지원금 등도 유인책으로 제시했다.

부산시는 금융, 해양, 첨단산업·연구개발, 영화·영상 등 4대 특화 기능군을 중심으로 정책 금융기관과 국책 연구기관 유치 전략을 마련했다. 울산시는 9월 초 범시민 2차 공공기관 유치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에너지·신산업 분야 공공기관과 5개 발전공기업 통합 본사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충북도는 전담팀을 꾸려 유치 대상 기관과 노조를 접촉하고 있다. 제천시는 이전 기관 임직원에게 정착장려금, 자녀 학자금, 주택자금 대출이자를 지원하는 조례를 개정했다. 진천군도 별도 조례를 마련했고 제천시와 보은군 등은 범시민 유치위원회를 구성했다.

대전시는 2020년 혁신도시로 추가 지정된 이후 이전 공공기관이 없었다는 점을 내세워 40개 기관을 중점 유치 대상으로 정했다. 세종시는 행정안전부 관련 공공·유관기관의 이전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전 기관 종사자에게 공급할 주택 물량도 점검하고 있다.

충남도는 기후·에너지·환경 관련 기관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개별 기관을 흩어 배치하기보다 기술 개발, 평가, 실증, 인증, 보급 기능을 한데 묶어야 이전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반도체 팹 조성을 계기로 AI·반도체 관련 기관을 유치 대상에 추가했다. 행정통합 인센티브로 공공기관 이전이 약속됐고 통합특별법에도 공공기관 우선 이전 근거가 있다는 점을 앞세울 계획이다.

전북도는 자산운용·금융, 농생명·바이오, 미래 첨단산업과 연계한 기관 유치에 나서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지역 생존과 초광역 상생협력의 핵심 과제로 보고 공동 대응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들은 지난 20일 대구시·경북도와 함께한 전략 간담회에서 공정하고 조속한 이전 추진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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