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을 받는다는 이유로 깎인 기초연금이 지난해 800억원을 넘어섰다. 최근 4년 사이 감액 규모는 3배 가까이 불었고, 기초연금이 줄어든 수급자도 2배 이상 늘었다.
23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 수급액과 연계해 감액된 기초연금은 총 804억4062만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276억1574만원의 2.9배 수준이다.
같은 기간 기초연금을 깎인 수급자는 38만9000명에서 84만2000명으로 늘었다. 단순 계산하면 1인당 연간 감액액은 2021년 약 7만1000원에서 지난해 약 9만6000원으로 증가했다.
현행 기초연금 제도는 국민연금 수급액을 소득인정액에 반영하거나 일정 기준 이상이면 기초연금 급여를 깎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국민연금은 보험료를 내고 받는 사회보험이고, 기초연금은 세금을 재원으로 하는 공공부조적 성격의 급여다. 하지만 실제로는 두 제도가 서로 연동되는 구조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거나 수급액이 많을수록 기초연금 감액 가능성은 커진다. 소득 수준이 같더라도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수급액에 따라 기초연금 수급액이 달라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공적 연금 수급액에서 차이가 생기는 셈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런 구조는 기초연금이 최소 소득 보장 기능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 급여 수준을 함께 고려하도록 설계된 것이나 결과적으로는 두 제도의 정책목표 간 긴장 관계를 발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특히 국민연금 수급액이 늘수록 기초연금이 감소하는 구조는 보험료 납부를 통해 추가로 확보한 소득 일부가 기초연금 감액으로 상쇄되는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연계 감액 방식이 재정 절감 효과보다 국민연금 가입 유인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료를 오래 내고 국민연금을 더 받게 됐는데, 그만큼 기초연금이 줄어든다면 제도 신뢰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감액 대상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고령화가 빨라지고 국민연금 제도가 성숙해지면서 국민연금을 받는 고령층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관계를 단순한 급여 조정 문제가 아니라 공적연금 체계 전반의 역할 분담 문제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초연금은 최소 소득 보장 기능에 집중하고, 국민연금은 보험료 기여에 기반한 소득 보장 기능을 맡도록 제도 간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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