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과 KB증권의 발행어음 규모가 지난 2분기에 나란히 감소했다. 발행어음 금리가 연 4%에 육박하면서 조달 비용이 운용 수익보다 큰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지난 6월 말 8조7751억원으로 3월 말 9조1738억원보다 3987억원(4.3%) 감소했다. 지난해 말 9조4312억원을 기록한 뒤 2분기 연속 줄었다. KB증권의 지난 6월 말 발행어음 잔액은 11조31억원으로 3월 말 11조4573억원보다 4542억원(4.0%) 감소했다. 두 증권사가 발행어음 조달 경쟁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확정금리형 상품이다. 증권사로서는 은행 예금과 비슷한 방식으로 개인과 법인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주요 조달 수단이다. 지난해 키움, 하나, 신한투자증권이 잇달아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았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키움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1조8159억원으로 3월 말보다 1조4822억원(427.3%) 늘었다. 하나증권도 6832억원에서 9992억원으로 3160억원(46.3%), 신한투자증권은 1985억원에서 2899억원으로 914억원(46.0%) 증가했다.
반면 기존 발행어음 사업자의 확대 속도는 빠르지 않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규모는 22조4679억원으로 지난 3월 말 21조6350억원 대비 8329억원(3.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미래에셋증권은 같은 기간 10조1063억원에서 10조5776억원으로 4713억원(4.7%) 증가했다.
증권사들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기업 대출과 인수금융 등 기업금융(IB) 자산에 투자해 조달금리 이상의 수익을 내야 한다. 여기에 모험자본 공급 의무도 단계적으로 확대되는 만큼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자산에 운용할 경우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종합투자계좌(IMA)를 통한 자금 조달을 병행하고 있다는 점도 발행어음 확대 필요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조달 규모 자체보다 자금을 얼마나 수익성 있게 운용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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