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다시 흔들린 해남…열흘간 71차례 '약한 지진'

입력 2026-08-23 14:02  

6년 만에 다시 흔들린 해남…열흘간 71차례 '약한 지진'


전남 해남에서 최근 열흘간 70차례가 넘는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6년 전 같은 지역에서 70여 차례 지진이 집중된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한반도 지각이 일본 쪽으로 이동하면서 지역별로 땅속 힘의 균형이 달라진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43분께 해남군 서북서쪽 21㎞ 지점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21㎞로 추정됐다.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첫 규모 3.0 이상 지진이다.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해남에서 규모 2.0 이상 지진이 7차례 감지됐다. 사람이 느끼기 어려운 규모 2.0 미만 미소지진까지 포함하면 71차례에 달했다.

이날 해남 지역의 최대진도는 Ⅳ를 기록했다. 최대진도 Ⅳ는 실내에 있는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고 그릇이나 창문 등이 흔들릴 수 있는 수준이다. 정부는 지진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했다. 시설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진앙에서 약 83㎞ 떨어진 전남 영광 한빛원전의 지진계측값은 0.0032g으로 내진설계값(0.2g)을 크게 밑돌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긴급 안전점검 결과 국내 모든 원자로시설의 안전성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는 2020년 4월 26일부터 6월 11일까지 76차례 지진이 발생했다. 당시 최대 규모 역시 3.1이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이 가운데 71차례 지진을 분석한 결과 진원은 지하 약 20.5㎞ 깊이의 좁은 지역에 집중됐다. 당시 한국지질연구자원연구원은 서북서-동남동 방향의 중·소규모 단층이 수평으로 엇갈려 움직이면서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지진의 배경을 동일본대지진 이후 이어지는 ‘점탄성 운동’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2011년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이후 한반도가 일본 열도 방향으로 서서히 이동하는 과정에서 지역마다 이동하는 정도가 달라 지각 내부에 힘의 불균형이 생기고, 그 영향이 깊은 지각까지 전달돼 지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동일본대지진 후 한반도가 일본 열도 방향으로 끌려가는데 그 정도가 지역별로 제각각 달랐다”며 “그 차이에 의해 지각 안에서 응력이 교란되고 지진이 유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남 외에도 특정 지역에서 지진이 집중된 사례가 있었다. 2013년 충남 보령 해역에서는 약 두 달간 103차례(최대 규모 3.5) 지진이, 같은 해 백령도 해역에서는 37차례(규모 4.9) 지진이 발생했다. 2019년 인천 백령도에서도 약 6개월간 102차례(규모 2.7)의 지진이 이어졌다. 홍 교수는 보령과 백령도 지역도 불균일한 점탄성 운동이 나타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큰 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게 평가했다. 홍 교수는 해남의 지진 발생 구간이 가로 약 300m, 세로 약 100m로 좁고 큰 지진을 일으킬 만한 대규모 단층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은 지진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큰 지진이 일어나기에는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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