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5년간 금융감독원을 떠난 직원이 5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실무진부터 고위·중견 인력까지 전방위적인 이탈이 이어지면서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을 앞두고 조직 내 인력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퇴직자는 총 481명에 달했다.
연간 퇴직 규모는 2022년 102명, 2023년 103명, 2024년 110명, 지난해 112명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올해 역시 7월까지 54명이 퇴직했다.
연령별로 보면 20~40대의 이탈이 상당했다. 최근 5년간 퇴직자 가운데 20대는 26명, 30대는 71명, 40대는 83명으로 집계됐다. 세 연령대를 합치면 180명으로 전체의 37.4%다.
검사·감독 실무를 맡는 젊은 인력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갈 경우 조직 내부에 쌓이는 업무 경험과 전문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퇴직은 특정 직급에 국한되지 않았다. 같은 기간 1급 65명, 2급 159명, 3급 122명, 4급 68명, 5급 65명, 6급 2명이 금감원을 떠났다. 특히 1~3급 퇴직자는 모두 346명으로 전체 퇴직자의 71.9%에 달했다.
퇴직 이후 진로는 대형 로펌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2016년부터 지난달까지 금감원 퇴직자들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받은 기관을 살펴보면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25건으로 가장 많았다. 법무법인 광장 12건, 율촌 10건, 세종 9건, 태평양 8건, 화우 6건이 뒤를 이었다.
가상자산 업계로 향하려는 사례도 확인됐다. 두나무를 대상으로 한 취업심사가 9건, 빗썸 및 빗썸코리아 계열은 7건이었다. 이들 업종은 금감원의 검사·감독 업무와 직접 맞닿아 있는 분야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직 공직자는 재직 당시 맡았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관에 취업할 경우 심사를 받아야 한다.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업무 연관성과 이해충돌 가능성 등을 따져 취업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의원실은 제도상 심사를 거쳤더라도 감독기관 출신 인사가 피감기관이나 관련 로펌으로 이동하는 구조 자체에 대한 우려는 남는다고 봤다. 금감원에서 얻은 검사 경험이나 인적 네트워크가 금융회사 측의 규제 대응에 활용될 경우 감독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성훈 의원은 "금감원은 밖으로는 고위·중견 인력의 '금피아 회전문', 안으로는 젊은 감독인력의 이탈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 퇴직자의 절반이 20~40대라는 것은 금감원의 조직 경쟁력과 금융감독 전문성 측면에서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를 검사하고 제재하던 인사가 퇴직 후 피감 금융회사나 관련 로펌으로 이동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금융감독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면서 "취업심사가 '금피아 재취업'을 위한 통과의례로 전락하지 않도록 이해충돌 심사와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왜 젊은 전문인력들이 금감원을 떠나는지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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