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성 실종사건 허위 종결한 경찰관 긴급 체포

입력 2026-08-23 18:02   수정 2026-08-24 00:19

제주에서 여성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의혹을 받는 경찰관이 또 다른 실종 사건까지 허위로 처리한 사실이 드러나 긴급체포됐다. 두 번째 사건 실종자는 신고 5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의 부실한 초동 대응으로 수색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제주경찰청은 전날 제주시 모처에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경장을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등 위작·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장미란 씨(37)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A경장은 지난달 2일 제주에서 실종 신고가 접수된 남성 B씨 사건도 담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A경장은 당시 B씨 가족에게 “B씨가 무사하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아 소재를 알려주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한 뒤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A경장의 추가 허위 종결 정황은 장씨 장기 실종 사건이 알려진 뒤 B씨 가족이 지난 21일 경찰에 다시 신고하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가족으로부터 B씨가 여전히 실종 상태라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당시 사건 담당자가 A경장인 사실을 확인하고 사건 처리 과정을 재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A경장이 B씨와 접촉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한 정황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후 B씨를 찾기 위한 수색을 재개해 22일 제주 모처에서 숨진 B씨를 발견했다. 최초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51일 만이다.

A경장은 장씨 실종 사건을 담당하면서 소재를 확인하지 않고도 연락이 닿아 안전이 확인된 것처럼 전산에 입력해 사건을 종결한 의혹을 받고 있다. 장씨의 통신 기록과 A경장이 근무한 경찰서의 자체 조사에서는 두 사람이 통화한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 장씨는 지난 5월 제주시 한림읍의 집을 나선 뒤 실종돼 3개월째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경찰의 실종 사건 부실 대응 논란에 강한 유감을 표하고 경찰청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주문했다. 한 총리는 “근본적 재발 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보고하라”고 했다.

경찰청은 전국 실종 사건 처리 과정에서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지 전수조사하고 있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제주경찰청을 찾아 수사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가용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수색에 나서도록 했다. 홍 본부장은 “국민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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