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씨 사건과 관련해 실종 추정 시점의 인근 CCTV 영상이 이미 6월 중순에 118대 전량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의 영상 열람 요청은 그로부터 두 달 뒤에야 이뤄졌다.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23일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림읍 일원 방범용 CCTV 111대와 제주도 자치경찰단 교통정보센터 교통정보수집용 카메라 7대, 총 118대 모두 지난 5월 12일부터 5월 20일까지의 영상은 삭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삭제일자는 6월 11일부터 6월 19일 사이로 확인됐다. 장미란씨 실종 추정일(5월 13일)이 포함된 기간의 영상이 모두 남아 있지 않은 것이다. 제주도는 이와 관련 "30일 경과 후 자동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뒤늦게 영상 열람을 요청했지만 이미 보존 시한을 넘긴 이후였다. 제주서부경찰서가 제주도에 방범용 CCTV 영상 열람을 요청한 공문은 지난 19일에야 발송됐다. 이는 실종 추정일로부터 98일이 지난 시점이다. 또 최초 신고일(5월 15일)로부터 96일, 영상이 전량 삭제된 시점(6월 19일)으로부터 61일이 지난 후였다.
한 의원은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 씨 소재를 가늠할 단서가 될 수 있는 CCTV가 경찰관의 종결 처리로 사라져버렸다"며 "5월 15일 최초 신고 당시에는 118대 영상이 전부 보존돼 있어 이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형사사법 제도는 모든 수사관이 유능하고 성실하리라는 전제 위에 설계된 것이 아니다"라며 "그 한계 때문에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둔 것이고, 그 핵심 중 하나가 보완수사권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아무런 대안 없이 그 장치를 걷어냈다. 결국 부실한 초동수사를 걸러낼 장치는 사라지고, 그 대가는 오롯이 피해자와 가족의 몫이 됐다"면서 "국민이 아니라, 자기들 정치를 위해 제도를 뜯어고친 결과다. 민주당이 망쳐 놓은 세상"이라고 비판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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