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안의 대체재로 다시 주목되고 있는 여권 대표 법안인 이소영 의원안은 시장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황승연 경희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상속 재산보다 세금이 더 많아 지분을 100% 잃게 되는 회사가 전체 상장사의 20%에 달할 전망”이라고 추산했다. 이 의원안은 PBR 0.8배 미만 상장사의 상속·증여세를 산정할 때 주가 대신 자산·수익가치가 산정 기준이 된다. 이때 PBR 0.8배가 하한선이 된다. 황 명예교수는 시가총액 1조원, 순자산총액 4조원, PBR 0.25배, 대주주 지분 50%인 A기업을 예시로 들었다. 순자산총액의 0.8배(3조2000억원)면 상속세는 8000억원인데, 대주주 지분 가치는 5000억원밖에 안 돼 세금보다 적다는 지적이다. 철강, 유통, 지주 등 PBR이 원래 낮은 업종에 대한 고려도 전혀 없다고 했다.
현실적인 세정당국 행정력도 고려되지 않았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PBR 0.8배 미만 기업이 1000개가 넘고 자산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국세청 직원들이 일일이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비상장·상장 법인이 섞인 다층 지배구조 기업에 어떻게 과세할지도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안은 상장사에 실질적 타격이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거론된다. 한 독립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저PBR 기업에 30% 증세를 하겠다는 것인데 PBR이 0.2배인 기업이 0.26배(30% 할증)로 기준 적용을 받으면 상속세에 차이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대안 마련에 나섰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부안에 대한 시장 비판이 계속되자 이재명 대통령이 주가누르기방지법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지만 이 의원안은 현실적으로 도입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며 “PBR 기준 외에 주가를 의도적으로 눌렀음을 판별하기 위한 추가 조건을 덧대는 방안들이 검토되고 있다”고 했다.
이에스더/이시은 기자 esth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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