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규제 풀린 중금리대출, 한달새 1.4만명 몰려

입력 2026-08-24 18:07   수정 2026-08-25 00:14


주요 저축은행이 중·저신용자를 상대로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을 내놓은 지 한 달 만에 1만4000여 명의 고객을 끌어모았다. 1인당 대출 한도가 1000만원으로 저축은행의 소액 신용대출보다 높고 연 소득으로 신용대출 범위를 제한한 규제를 받지 않은 영향이다. 저축은행뿐 아니라 카드사도 같은 상품을 출시하고 2금융권의 중금리대출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적용받지 않게 돼 판매액이 확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인당 평균 대출액 881만원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OK·SBI·KB·신한·예가람·한국투자저축은행 등 6개 저축은행이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을 선보인 지난 6월 29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총 1260억원을 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평점이 하위 50%인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으로 지난달 6개 저축은행의 전체 중금리대출 취급액(4700억원)의 26.8%를 차지했다. 대출자는 1만4300명이며 1인당 대출액은 881만원이었다.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은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에 맞춰 내놓은 상품으로 개인의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6·27 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평균 금리는 연 14.3%로 저축은행 중금리대출 상한(연 15.27%)보다 1%포인트가량 낮다.


300만원 한도인 저축은행 소액 신용대출과 달리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은 1인당 최대 1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예컨대 연 소득 3500만원인 차주가 이미 3500만원의 신용대출을 받았다고 해도 이 상품을 통해 1000만원까지 추가로 빌릴 수 있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이 900만원에 근접했다는 건 한도를 거의 다 채워 빌린 대출자가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대출자가 몰리자 NH저축은행도 이날 중금리 생활안정대출 상품을 내놨다. 대출 기간은 최장 5년으로 금리는 연 5.5~15.27%를 적용한다.

금융당국은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을 취급할 수 있는 금융회사를 더 늘릴 방침이다. 캐피털사가 지난달 중금리 생활안정대출을 선보인 데 이어 연내 카드사와 다른 저축은행도 같은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올 10월엔 캐피털사가 중신용자 대상 정책성 보증부 상품인 사잇돌대출Ⅱ를 선보일 계획이다.
◇규제 벗어나는 중금리대출
정부가 금융 취약계층의 자금난을 완화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중금리대출 공급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2금융권 관계자들을 소집해 향후 취급하는 중금리대출은 가계대출 총량 대상에서 제외해 별도 관리하도록 했다. 현재 저축은행업권은 80%, 여신업권은 40%까지 민간중금리대출 취급분을 총량에서 예외로 두고 있는데 이달부터 각각 100%로 비율을 높이기로 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정책서민대출 순증액도 금융회사 가계대출 총량 규제 한도에서 전부 제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권 전반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일반 대출에 비해 낮은 수익성과 높은 연체율은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김수현/김진성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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