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선 포항시장은 “철강산업 경쟁력을 되살리는 동시에 이차전지·AI·관광·물류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국민의힘 소속으로 포항시장에 당선된 박 시장은 지난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포항 철강산업이 흔들리면 대한민국 제조업 경쟁력까지 약화될 수 있다”며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고 저탄소·고부가가치 철강산업으로 전환하는 데 시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포스코에서 18년간 전기 분야 업무를 담당한 뒤 경북도의원으로 내리 3선을 하며 12년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는 “철강산업의 위기는 철강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포항 시민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취임 직후 가장 먼저 만난 기업인도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었다. 박 시장은 “지역 경제와 골목상권이 살아나려면 포스코의 적극적인 투자가 중요하다”며 “포스코가 포항에서 투자를 확대한다면 포항시도 행정·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포스코 임금·단체협약을 둘러싸고 불거진 노사 갈등에 대해서는 대화와 상생을 주문했다. 박 시장은 “태풍 힌남노 당시 노사가 힘을 합쳐 포항제철소를 조기에 정상화한 저력이 있다”며 “철강산업이 위기를 맞은 지금 다시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에서 생산한 철강제품을 지역이 직접 사용하는 ‘포항산 철강 쓰기’ 운동도 확대한다. 박 시장은 “포항에서 생산한 철강재를 포항이 공공재 등으로 먼저 사용하는 것은 철강도시의 자존심이자 지역 중소기업을 살리는 길”이라고 했다.
포항시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를 꼽았다. 포항시는 하반기 조직개편에서 ‘철강산업과’를 신설하고 관련 대응에 나선다. 박 시장은 “정부에 전기요금 30% 인하를 요구해 왔지만 우선 10%라도 낮추는 게 중요하다”며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를 조속히 시행한 뒤 인하폭을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을 ‘저탄소 철강특구’로 지정받아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를 지원하고 전기강판·특수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과 AI·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제조혁신도 추진한다. 2차전지 산업과 관련해 지역 일각에서 제기하는 에코프로 본사 이전 요구에 대해서는 기업의 자율적인 판단을 존중하되 포항 투자를 늘리는 게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AI 데이터센터도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꼽았다. 박 시장은 “포항은 풍부한 전력과 용수를 갖춘 데다 블루밸리산단 등 대규모 산업시설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며 “철강 소재에서 전력기기, 데이터센터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옛 포항역 부지를 도심 활성화 거점으로 조성하고, 송도·영일대 등 해안 관광자원과 숙박시설을 연계한 체류형 관광에도 나선다. 영일만항은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한 동해안 물류거점으로 육성한다. 박 시장은 “도시는 결국 사람이 와야 살아난다”며 “기업과 청년, 관광객과 생활인구가 모여 골목상권까지 활력을 되찾게 하겠다”고 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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