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가 인간에게 주는 가장 큰 위협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일자리 감소를 떠올린다. 그러나 기업 관점에서 더 심각한 위협은 따로 있다. 조직 안에서 미래의 리더를 만들어내는 성장 경험이 통째로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우리는 흔히 리더가 교육 프로그램이나 승진 이후의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리더는 대부분 현장에서 만들어진다. 부족한 보고서를 다시 쓰고,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부딪치기도 하고, 상사에게 피드백을 받고, 선배의 일하는 방식을 보면서 판단력을 키워온 것이다. 이런 경험은 겉으로 보면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사람을 키우는 관점에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실수하고 고치고, 다시 해보는 과정 속에서 업무 감각과 판단력이 쌓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AI는 바로 이 초급 경험부터 가장 먼저 대체하고 있다. 자료 조사, 초안 작성, 데이터 정리, 기본 분석 같은 일은 자동화하기 쉽다. 하지만 그 일들이야말로 주니어가 사고력을 훈련하는 가장 기본적인 학습장이다. AI가 반복 업무를 없애는 순간, 미래 리더가 성장할 첫 번째 연습장도 함께 사라질 수 있다.
이 변화의 영향은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5년, 10년이 지나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관리자로 성장할 후보군이 부족해지고, 후계자 풀이 얇아지며, 조직 전체의 리더십 역량이 서서히 공동화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그렇다면 AI가 없애 버린 성장 경험을 우리는 무엇으로 대체해야 할까? 첫째, 성장 경험을 ‘의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과거에는 업무 자체가 곧 성장의 과정이었다. AI 시대에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성장은 우연한 산물이 아니라 조직이 의도적으로 설계해야 하는 결과물이 돼야 한다. 액션 러닝, 부서 간 협업 프로젝트, 전략 과제, 도전적인 목표를 주는 것이 곧 미래 리더를 키우는 핵심 인프라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교육 시간을 얼마나 채웠는가가 아니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문제를 풀고, 실패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았는가에 답이 있다.
둘째, 신입사원의 역할을 재정의해야 한다. 지금까지 신입사원의 역할은 업무 수행자였다. 앞으로는 AI가 만든 결과를 검토하고, 오류를 발견하고, 가정을 검증한 뒤 더 나은 대안을 도출하는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다. AI는 분명히 강력한 도구이고, 앞으로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하지만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이다. 복잡한 상황에서 판단을 내리고, 사람을 이끌며,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리더는 어떤 기술로도 대체할 수 없다.
어쩌면 우리가 진정 물어야 할 질문은 따로 있는지도 모른다. ‘얼마나 더 많은 생산성을 낼 것인가’가 아니라, ‘AI가 없애 버린 성장 경험을 무엇으로 대체할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그 질문에 답하는 기업만이, 기본기가 탄탄한 리더를 스스로 길러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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