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채정안 스타일에 난리…2030 홀린 '어른 여자룩' [트렌드노트]

입력 2026-09-01 07:00   수정 2026-09-01 08:58


성숙함과 우아함을 강조한 ‘어른 여자룩’이 올가을 새로운 패션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한동안 발레코어·걸코어 등 귀엽고 사랑스러운 ‘소녀 감성’이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절제된 차림으로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스타일링이 2030세대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재킷·스커트 거래액 급증
1일 업계에 따르면 젊은 소비자층 중심으로 단정하면서도 성숙한 분위기를 강조한 이른바 ‘어른 여자’ 스타일이 확산하고 있다. 대형 브랜드 로고나 화려한 패턴을 덜어내고 정돈된 실루엣을 살려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재킷과 블라우스, 미디스커트 등 기본 패션 아이템을 중심으로 단정하게 갖춰 입는 것이 핵심. 여기에 가죽이나 캐시미어, 실크 등 소재를 활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제품 색상도 채도가 높은 원색보다 브라운이나 버건디, 네이비, 그레이 등 차분한 계열로 맞춰 세련된 분위기를 완성하는 식이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과거 인기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들이 ‘어른 여자’ 스타일의 대표적 예시로 소환되고 있다. 약 20년 전 방영된 ‘커피프린스 1호점’의 한유주(채정안)와 ‘내 이름은 김삼순’의 유희진(정려원), ‘지붕 뚫고 하이킥’의 유인나 등이다. 이들이 극 중 선보인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옷차림이 온라인상에서 재조명되면서 관련 수요도 늘고 있다.


주요 패션 플랫폼에서도 관련 품목 거래액이 뛰고 있다. 여성 패션 플랫폼 29CM에 따르면 최근 한 달(지난 1~30일)간 위크재킷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75% 증가했다. 레더재킷과 미디스커트도 거래액이 각각 279%, 393% 늘었다. 지난해(2024년 8월 대비 2025년 8월) 증가율이 위크재킷 42%, 레더재킷 20%, 미디스커트 122%였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해당 품목의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에서도 지난해 감소세였던 ‘워크 재킷’ 거래액이 올해 873% 급증했다. 미디스커트 거래액 또한 지난해 29% 증가한 데 이어 올해 38% 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옷뿐만 아니라 스카프와 귀걸이 등 액세서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화려한 아이템보다는 목에 가볍게 두르는 스카프나 귓불에 밀착되는 스터드 귀걸이 등 은은하게 포인트를 더하는 품목이 인기를 얻는 모습이다. 29CM에서 지난달 1~30일 스카프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4% 증가했다. 작년 같은 기간 증가율(58%)의 5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그재그에서도 진주 귀걸이 거래액이 77% 늘어 지난해 증가율(17%)을 크게 웃돌았고, 스터드 귀걸이도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발레코어와는 다른 매력…기본템으로 완성하는 스타일링

업계에서는 ‘어른 여자룩’의 부상을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소녀 감성’ 패션 유행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고 있다. 발레코어를 핵심 축으로 리본·레이스·메리제인 등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한 스타일이 장기간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이와 대비되는 차분하고 성숙한 옷차림이 신선한 선택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피스웨어의 활용 범위가 넓어진 점도 트렌드 확산에 힘을 보탰다. 재킷과 셔츠, 롱스커트 등 이른바 ‘출근룩’을 대표하는 아이템들은 이전부터 수요가 꾸준했으나 최근에는 일상 스타일링에도 폭넓게 쓰이는 추세다. 단순히 격식을 갖춘 정형화된 조합에서 벗어나 각각의 아이템을 캐주얼한 옷과 섞어 입거나 액세서리를 더하는 등 한층 다양한 방식으로 연출하면서 ‘어른 여자룩’ 수요와도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른 여자룩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아이템으로도 쉽게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소재와 실루엣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하는 스타일링 수요는 지속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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