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워시에 또 금리 인하 압박…"美금리 세계 최저여야"

입력 2026-09-01 07:1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향해 재차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워시 의장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워시 의장을 많이 존중하며, 그는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금리가 너무 높다"며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해 우회적으로 인하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공과 성장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나도 인플레이션을 좋아하지 않지만, 인플레이션은 다른 이유로 발생하는 것이고 우리가 잘나갈 때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없다. 많은 경우에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워시 의장은 지난 28일 와이오밍주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하지 않으면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실제 인상이 결정될 경우 줄곧 인하를 요구해 온 트럼프 대통령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워시 의장의 전임인 제롬 파월 전 의장 역시 재임 기간 내내 트럼프 대통령의 거센 압박에 시달린 바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라라크섬 공습을 둘러싼 후속 대응 방침도 언급했다.

이란을 '실패한 국가'로 규정하고 이란 해·공군 전력이 궤멸됐다고 재차 주장하면서도 "그렇다고 우리가 응징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란에 대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묻자 "배제한다. 그럴 이유가 없다. 멍청한 질문"이라며 선을 그었다.

베네수엘라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들에게 달린 일"이라며 거리를 두는 태도를 보였다. OPEC 창설 회원국인 베네수엘라는 최근 미국의 제재로 산유량이 급감하며 사실상 OPEC의 생산 할당 규제를 받지 않아 왔으나, 이번 미국과의 석유 합의로 생산량이 늘어나면 다시 할당 문제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내부의 반대 여론을 의식한 듯 "이번 합의는 베네수엘라에도 매우 좋은 거래"라며 "미국의 대형 석유기업들이 진출하고 있고,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부유한 기업들이 입찰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도 중국도 거기 있었지만 이제는 없다. 지금 거기 있는 건 미국"이라며 이번 합의가 중남미 지역에서 중국·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자평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는 원유 매장량 650억 배럴 규모의 유전 17곳을 공동 개발하고, 생산량의 55%를 미국이 가져가는 내용의 합의를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의 자국 내 원유 매장량은 460억 배럴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약사 9곳과 약값 인하에 합의했다고도 밝혔다. 이들 기업의 주요 의약품 가격을 최혜국(MFN) 대우 수준으로 낮추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은 그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값을 지불해왔다"며 "이제 가장 비싼 가격 대신 가장 저렴한 가격을 부담하게 됐다"고 했다.

의료비 부담이 큰 미국에서 약값 인하는 국민 생활비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는 생활비 부담 경감을 겨냥한 정책과 대외 합의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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