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따라했나"…中 화웨이, '두 번 접는 폰' 또 완판됐다

입력 2026-09-01 21:00   수정 2026-09-01 21:50

화웨이가 오는 7일 세계 최초로 두 번 접는 스마트폰 '2세대 신제품'을 공식 출시하면서 폴더블 기술 경쟁에 속도를 낸다. 신제품은 삼성전자가 꺼냈던 '갤럭시Z트라이폴드'처럼 양쪽 화면을 안으로 접는 'G'자형 구조를 채택했다. 'Z'자형으로 접는 방식을 채택했던 1세대와 차이를 두자 일각에선 "삼성 기술을 따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 공개가 예상되는 신제품 발표 행사보다 이틀 먼저 출시해 자사 기술력을 부각하려는 묘한 신경전도 감지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오는 7일 오후 2시30분(현지시간) 하모니OS 7·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2세대 트라이폴드 스마트폰 '메이트 XT 2'를 공식 출시한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가 갤럭시Z트라이폴드를 내놓은 이후 화웨이가 다시 트라이폴드 신제품을 꺼내 들면서 양사 간 폼팩터 경쟁에도 시선이 쏠린다.

메이트 XT 2는 출시 전 이미 완판 기록을 세웠다. 중국 정보기술(IT) 매체 콰이커지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달 31일 오전 10시8분 전 채널에서 예약 주문을 시작했다. 예약 창구가 열린 직후 화웨이 공식 온라인몰에서 모든 구성의 예약 물량이 동났다. 다만 화웨이는 예약 물량과 최종 판매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현지 업계에선 시작 가격이 2만위안대에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제품은 '날개를 펼치는 형태'로 소개됐다. 전작의 'Z'자형 구조와 달리 좌우 화면을 안쪽으로 접는 'U'자형 구조를 채택했다는 설명. 업계에선 이를 통상 'G'자형으로 분류하한다. 기기를 접은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외부 화면도 갖췄다. 좌우 대칭형 설계를 통해 무게를 고르게 분산했고 펼쳤을 때 가장 얇은 부분의 두께는 3.5㎜다. 후면 카메라에는 전작과 비슷한 팔각형 모듈을 적용했다.

화웨이는 2024년 세계 최초로 트라이폴드 스마트폰인 메이트 XT를 선보였다. 소비자용 시장에서 양산·출하할 수 있는 2세대 트라이폴드 제품도 가장 먼저 내놓으면서 폴더블 기술력을 거듭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최근 연구개발(R&D) 투자도 대폭 늘리고 있다. 화웨이투자지주유한공사의 올 상반기 R&D 비용은 1213억8200만위안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44억위안 늘었다. 매출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약 22.7%에서 25.9%로 확대됐다.

화웨이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반등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 1위를 되찾았고 분기마다 선두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에서도 화웨이는 올 2분기 이후 중국 시장 주간 판매 점유율을 20% 이상으로 유지해 선두를 달렸다.

자체 운영체제인 하모니OS도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지난달 20일 기준 하모니OS 6를 탑재한 단말은 8000만대를 넘어섰다. 화웨이는 올 4분기 중 1억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하모니OS의 올 2분기 스마트폰 판매 점유율은 중국에서 24%, 세계 시장에서 5%를 기록했다. 중국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메이트 XT 2의 접는 방식과 관련해 "결국 삼성 기술을 따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화웨이가 전작의 Z자형 구조를 버리고 갤럭시Z트라이폴드처럼 양쪽 화면을 모두 안으로 접는 G자형 구조를 채택해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갤럭시Z트라이폴드는 화면 양쪽을 모두 안으로 접는 인폴딩 구조로 설계됐다. 접으면 6.5형 스마트폰, 펼치면 10형 태블릿처럼 사용할 수 있다. 접었을 때 두께는 12.9㎜, 펼쳤을 때 가장 얇은 부분은 3.9㎜다. 5600mAh 배터리와 2억화소 광각 카메라를 탑재했다. 국내 출고가는 350만원대였다.

당시 시장에선 긍정적 반응이 나타났다. 국내 출시 당일 온라인 판매 물량이 5분 만에 모두 팔렸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준비된 제품이 개점 직후 소진됐다. 이후 약 10차례 재입고 때마다 완판 행진이 이어졌다. 미국 IT 매체 씨넷은 이 제품을 'CES 2026 최고의 제품'과 '최고의 모바일 기술' 등 2개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삼성전자는 출시 약 3개월 만인 지난 3월 국내 판매를 종료했다. 다만 생산 물량이 남아 있던 미국·중국 등 일부 해외 시장에선 판매가 이어졌다.

화웨이의 2세대 트라이폴드폰 출시 시점이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 공개보다 앞선 대목도 주목된다. 애플은 오는 9일(현지시간) 신제품 발표 행사를 개최한다. 업계에선 이 행사를 통해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 공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기를 처음 접어보는 애플과 두 번 접는 2세대 제품을 선보이는 화웨이 상황이 묘하게 맞물린다.

트라이폴드 스마트폰은 아직 판매량이나 매출을 좌우하는 주력 제품군에 해당하지 않는다. 제품 가격이 비싼 데다 생산량도 제한적이어서다. 당장은 제조사가 보유한 디스플레이·힌지·초박형 설계 기술을 과시하고 차세대 폼팩터의 주도권을 겨루기 위한 '기술 경쟁용 제품'에 가까운 상황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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