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과자 잘 팔릴까요"…'대박' 신제품 골라주는 50만명의 정체 [고은이의 비즈니스 씬]

입력 2026-09-02 14:31   수정 2026-09-02 14:54

"이 과자 잘 팔릴까요"…'대박' 신제품 골라주는 50만명의 정체 [고은이의 비즈니스 씬]

인공지능(AI)이 가상 소비자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 실제 소비자에게 설문하기 전에 수십만 명의 ‘AI 소비자’를 대상으로 상품명과 가격, 패키지를 바꿔가며 시장 반응을 시험하는 방식이다. 신상품 출시 주기가 짧고 취급 품목이 많은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활용이 확산하고 있다.

AI 합성소비자 기술 스타트업 인텔리시아는 34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2일 밝혔다. 카카오벤처스가 투자를 주도했고 뮤렉스파트너스와 캡스톤파트너스가 참여했다.

인텔리시아가 운영하는 ‘더서베이’는 실제 소비자의 설문과 심층 인터뷰, 온라인 상품평, SNS 데이터 등을 학습한 AI가 가상의 소비자를 생성해 설문과 인터뷰에 응답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관심사와 소비력, 구매 패턴, 브랜드 선호도 등 69개 특성과 150개 이상의 상관관계를 반영한다. 한국을 포함한 12개국에서 50만 명 이상의 합성소비자 패널을 구축했다.

합성소비자의 장점은 조사비용과 시간이다. 인텔리시아는 1000명에게 50개 문항을 묻는 소비자 조사를 기준으로 기존 방식은 약 2000만원과 최대 2개월이 필요하지만, 합성소비자를 활용하면 약 250만원과 3~5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용은 8분의 1 수준이다.

합성소비자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신제품뿐 아니라 그동안 별도 조사를 하기 어려웠던 패키지 변경과 상품명, 가격, 판촉 문구까지 검증 대상을 쉽게 넓힐 수 있다. 실제 소비자 패널은 조사할 때마다 다시 모집해야 하지만 AI 패널은 가격이나 디자인 조건을 바꿔가며 반복 조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유통기업이 인텔리시아 초기 고객의 상당수를 차지한 것도 이런 특성 때문이다. 인텔리시아는 CJ제일제당과 풀무원, 롯데웰푸드, 매일유업, 아모레퍼시픽 등과 130건이 넘는 프로젝트 및 기술검증을 진행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 7월 인텔리시아와 업무협약을 맺고 합성소비자를 상품 기획과 소비자 반응 예측에 활용하기로 했다. 어느 위치에 상품을 진열해야 선택 가능성이 높아지는지, 가격과 프로모션이 구매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가상 매장에서 검증하는 것이다.

시장조사 플랫폼 퀄트릭스가 14개국 시장조사 전문가 3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71%는 “3년 안에 전체 조사 데이터의 절반 이상을 합성 응답이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퀄트릭스와 칸타 등 기존 시장조사 기업도 자체 합성 패널과 합성 데이터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다만 합성소비자가 실제 소비자를 완전히 대체할 단계는 아니다. 학습할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시장에 없던 신제품, 빠르게 등장한 유행은 예측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인텔리시아 자체 평가에서도 상품평이 풍부한 소비재의 사용·태도 및 콘셉트 조사는 90% 이상의 유사도를 보였지만 오프라인 유통의 사용·태도 조사는 80~85% 수준이었다. 회사 역시 투자 규모가 큰 전략 신제품에는 합성소비자와 실제 소비자 조사를 병행하는 방식을 권고하고 있다.

합성소비자의 당장 역할은 사람을 없애는 것보다 신상품 후보를 빠르게 걸러내는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십 개 아이디어를 AI 소비자에게 먼저 시험한 뒤 가능성이 높은 제품만 실제 소비자에게 검증하는 방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담당자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던 상품기획을 저비용·반복 실험 구조로 바꿀 수 있다는 데 합성소비자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삼성바이오로직스현대차삼성전자트럼프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