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의원직 유지를 둘러싼 논란이 심화하고 있다. 용 후보자가 기본소득당이 당선시킨 의원이 아닌데도 당의 의석으로 계산되면서 연간 25억~40억원의 국고보조금이 낭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일 기본소득당 지도부가 용 후보자의 측근과 가족으로 채워진 점을 지적하며 장관 임명 시 성평등가족부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며 "비례위성정당을 통해 당선된 뒤 '위장 제명' 형식으로 복귀한 정당이 막대한 국고보조금을 편취하는 구조적 모순을 원천 차단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이 법안을 '용혜인 방지법'으로 명명하며 "국민 1%의 지지조차 얻지 못하는 정당이 위성정당 꼼수로 챙긴 의석 한 석을 빌미로 매년 11억원의 혈세를 챙겨가는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우롱한 '법의 탈을 쓴 국고 손실'"이라고 주장했다.
용 후보자는 2024년 제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연합에서 형식적으로 제명된 후 기본소득당으로 복귀했다. 용혜인의 국회 의석은 더불어민주연합을 통해 얻은 것이지만, 현재는 기본소득당의 의석으로 귀속돼 있는 것이다.
양준석 정의당 대표는 이를 "형식적 제명"이라고 비판하며 "소수정당의 현실이 어려웠다는 설명은 가능하지만, 어려운 현실은 원칙을 버린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뿐, 그 선택을 정당화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용 후보자의 의원직 유지로 기본소득당이 원내정당 지위를 유지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은 상당하다.
국고보조금은 국회의원 1~2명 기준 연간 21억~34억원대다. 전액 국민 세금이다. 여기에 당직자 봉급 2억~3억원과 정당 활동비 2억~5억원(사무실 임차료, 운영 비용, 정책 연구 비용 등)이 더해진다. 결국 기본소득당은 당선시키지 않은 의원의 의원직 유지로 연간 25억~42억원의 공적 자금을 수령하고 있는 셈이다. 용 후보자 남편인 박기홍 기본소득당 부총장은 매월 약 300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본소득당 중앙당은 올해 상반기 총지출 13억9889만원 중 4억7858만원을 인건비로 지출했다. 인건비 비중은 33.4%에 달했다.
안 의원은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기회를 주자, 유능한 청년이다, 관례가 다르다며 용 후보자에게 특권을 안겨주기 위해 안달"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뜻대로 용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성평등부는 결국 용혜인 추종자들의 또 다른 서식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서영 기본소득당 대변인은 안 의원의 주장을 "지독한 색깔론"이라고 규정했다. 노 대변인은 "그 표현은 안 의원이 몸담은 곳에 훨씬 잘 어울린다"고 응수했으며 "당 대표를 비난하면 중앙윤리위원회가 징계하겠다고 선언한 국민의힘이야말로 '령도자' 정당 아니냐"고 했다.
용 후보자는 의원직을 유지해야 하는 배경에 대해 "연합정치의 제도적 공백으로 비례대표 의원직 승계를 기본소득당이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 소속 유일한 국회의원인 제가 사퇴할 경우 기본소득당이 원외정당으로 전락하게 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연합에 합류할 때부터 의석 승계 불가능 구조는 알려진 조건이다. "제도적 공백"이 아니라 "선택한 정치 시스템의 필연적 결과"라는 지적이다.
이전에는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으로 지명되면 사퇴하는 것이 관례로 여겨졌다.
국민의힘은 "명백한 '내로남불'이자 겸직 특혜"라고 비판했다. 현행법상 국무위원 겸직은 가능하나, 관례상 비례대표는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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