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 백화점 폭파를 예고하는 허위 글을 올린 20대 남성이 경찰 출동에 든 치안비용 전액을 국가에 물어내게 됐다. 온라인 협박 글로 낭비된 치안비용을 법원이 청구액 전부 손해로 인정한 첫 사례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8단독(김연수 판사)은 지난달 28일 국가가 20대 남성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경찰이 투입 인력의 인건비와 초과근무수당, 유류비, 급식비 등을 토대로 산정한 1256만7881원을 국고손실금으로 보고 전액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유튜브 영상 댓글에 "내일 신세계 오후 5시에 폭파한다"는 허위 글을 올렸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전국 주요 신세계백화점 일대의 순찰을 강화하고 경찰특공대 등 277명을 투입해 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용의자를 추적해 경남 하동에서 A씨를 검거한 뒤, 대규모 경찰력 투입으로 발생한 비용을 돌려받기 위해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서울경찰청은 "장난성 협박 글 하나에도 대규모 경찰력이 투입되고 그 비용은 국민 세금으로 부담된다"며 "공중협박 사범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엄정하게 처벌하고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도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형사처벌과 별개로 치안력 낭비에 대한 민사 손해배상 청구를 병행하고 있다. 앞서 법원은 이른바 '야탑역 살인 예고' 글을 올린 20대 남성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도 배상 책임을 인정했으나, 당시에는 국가가 청구한 약 5500만원 중 1400만원만 받아들여져 청구액 전액이 인정된 이번 판결과 차이를 보였다.
이런 강경 대응의 배경에는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한 협박을 처벌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시행된 '공중협박죄'가 있다. 2023년 신림역·서현역 흉기 난동 등 이상동기 범죄와 온라인 살인예고가 잇따르자 신설된 것으로, 공연히 공중을 협박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경찰은 올해 2월부터 공중협박 사범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도 전면 청구하기로 했다.
이현정 한경닷컴 기자 angele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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