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만에 옷 뚝딱"…스파오 6500억 대박 매출의 '숨은 비밀'

입력 2026-09-03 20:00   수정 2026-09-03 20:37

국내 최대 패션기업 이랜드는 지난해 패션 부문에서 3조55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스파오와 미쏘 등 자체 운영하는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의 경쟁력 덕분이다. 이들 브랜드 핵심 경쟁력은 최신 유행을 반영한 제품을 빠르게 생산해내는 ‘신속 대응 생산(Just-In-Time)’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지는 베트남에 있는 제조 계열사인 탕콤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2009년 국영기업이던 탕콤을 인수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탕콤은 베트남어로 ‘성공’을 의미한다. 탕콤 인수 당시 이랜드는 스파오와 미쏘 등 SPA 브랜드 론칭을 앞두고 있었다.

이랜드는 먼저 탕콤의 설비와 생산 공정을 정비하고 재고 관리 체계를 고도화했다. 이를 통해 원사와 원단부터 완제품까지 주요 공정을 하나로 연결하는 수직 계열화 생산 체계를 갖췄다. 소재와 색상, 생산량을 바꿀 때 필요한 협의를 하나의 생산체계 내에서 신속하게 완결하고, 공정별 일정과 품질도 함께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탕콤은 이랜드 본사가 한국 내 판매 데이터를 전송하면 원·부자재를 미리 준비한다. 의류 생산 주문이 들어오면 불과 2~3일 만에 5000장 이상을 만들어 5일 이내에 한국 매장에 공급한다. 탕콤을 통해 신속 대응 생산 준비를 마친 이랜드는 2009년 스파오, 이듬해 미쏘를 내놓으며 SPA 브랜드 사업을 대폭 확대했다. 첫해 100억원에 불과하던 스파오 매출은 지난해 65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SPA 브랜드는 제품에 대한 고객 반응을 생산에 빠르게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생산 차질로 인기 상품의 재입고가 늦어지면 그만큼 판매 기회를 놓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가 인수한 후 탕콤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2009년 1조1261억동(약 590억원)이던 탕콤 매출은 지난해 3조6444억동(약 1910억원)으로 늘었다. 제직 능력은 2009년 연간 700만m에서 1800만m, 편직 능력은 7000t에서 1만6500t으로 확대됐다.

이랜드는 탕콤의 첨단소재 등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탕콤은 폐페트병을 활용한 에코 페트, 목재 기반 재생섬유를 활용한 에코우드 등 소재를 개발해 원단에 적용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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