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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상장기업 오너들 사이에서 '자사주(자기주식) 매입'이 만능 절세 치트키처럼 유행하고 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오너의 골칫거리인 '가지급금'을 회사에 주식을 팔아 갚으면서, 배당소득세(최고 49.5%) 대신 양도소득세(20~25%)만 낼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국세청 조사 최전선에서 수많은 기업의 명암을 지켜본 필자의 눈에, 섣부른 자사주 매입은 기업의 존립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악수(惡手)다.
30억 가지급금 털려다 50억 세금
실제 세무조사 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중견기업 A회장의 사례를 보자. A회장은 누적된 30억원의 가지급금을 해결하기 위해 세무 컨설팅 업체의 조언대로 자신의 지분 일부를 회사에 팔았다. 이사회 결의서도 만들고 양도세도 납부했기에 완벽한 절세라 믿었다.
그러나 3년 뒤 세무조사가 들이닥쳤다. 과세관청은 회사가 굳이 A회장의 주식을 사들일 '경영상의 목적'이 전혀 없었으며, 오직 대주주의 개인 빚을 갚아주기 위한 꼼수라고 판단했다. 그 결과 양도거래는 부인됐고, 매각 대금 30억원 전체가 '의제배당(배당으로 간주)'으로 처분됐다. 최고세율의 종합소득세에 부당과소신고가산세(40%)까지 더해져 50억원이 넘는 세금이 부과됐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무리하게 자사주를 매입해 회사 자금을 유출한 행위가 문제였다. 결국 A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돼 법정 구속의 위기에 처했다.
합법적 자사주 매입을 위한 '3대 실무 방어선'

A회장과 같은 비극을 피하려면, 상법과 세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촘촘한 방어선이 필요하다. 실무적으로 최소한 다음 세 가지 구체적 요건을 사전에 완벽히 통제해야 한다.
첫째, '명분(매입 목적)'의 객관적 입증이다. 이사회 의사록에 단순히 '주주가치 제고'라고 적어두는 것만으로는 조사국을 설득할 수 없다. 임직원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 경영권 방어, 또는 명확한 이익소각 목적 등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해야만 했던 경제적 합리성을 구체적인 데이터와 사업 계획으로 증빙해야 '우회 배당'의 혐의를 벗을 수 있다.
둘째, '배당가능이익' 한도와 '주주 평등의 원칙' 엄수다. 자사주 매입은 반드시 상법상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에서 이뤄져야 하며, 오너 단독 주주가 아닌 이상 모든 주주에게 주식 양도의 기회를 균등하게 부여해야 한다. 대법원(2021. 7. 29. 선고 2017도15158 판결)은 특정 주주(오너)의 주식만 매입해 회사 자산을 유출한 경우 매입을 무효로 보고 이사들의 업무상 배임죄를 엄격하게 묻고 있다.
셋째, '비상장주식 시가 평가'의 정합성이다. 오너의 가지급금 액수에 맞추기 위해 주식 가치를 무리하게 부풀려 평가하면 부당행위계산부인 대상이 되며, 이는 향후 배임죄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로 작용한다.
단편적 절세 논리 경계해야

자사주 매입은 서류 몇 장으로 과세관청과 사법부의 엄격한 검증을 통과할 수 있는 단순한 기법이 아니다.
따라서 실행에 앞서, 조사국의 날카로운 시각으로 회사의 과거 자금 흐름과 주식 가치를 깐깐하게 검증하는 선제적 진단이 필수적이다. 세금 추징 리스크는 물론, 횡령·배임 등 형사적 쟁점까지 낱낱이 파악하여 치밀한 사전 방어막을 구축하는 것. 이것만이 자사주 매입의 덫을 피하고 오너와 기업을 모두 살려내는 가장 확실한 생존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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