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인적분할을 결정한 기업은 한화, 현대홈쇼핑, 카카오 등 10곳이다. 2024년(8곳)과 2025년(7곳) 연간 기록을 이미 넘어섰다. 물적분할을 결정한 기업은 2024년 27곳에서 2025년 21곳, 올해 15곳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999년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 2020년 전후 물적분할 열풍에 이어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의 축이 인적분할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알짜 사업부를 떼어내 자회사로 두는 물적분할이 자본 조달의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LG화학에서 물적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한 이후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일고 상장 관련 규제가 강해지자 인적분할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인적분할은 회사를 나눠 독립된 법인을 세우는 방식이다. 신설법인 주주 구성 비율이 존속법인과 동일하게 유지되므로 투자자는 보유 비율대로 두 회사 주식을 모두 갖게 된다. 기존 주주가 분할된 회사 주식 역시 보유하는 만큼 소액주주의 권리가 훼손될 가능성이 작다.
시장에서는 인적분할 바람을 대기업의 고육지책이자 승부수로 보고 있다. 회사 분할은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신사업의 외부 자금 유치 목적이 있다. 한 지붕 아래 얽힌 이질적인 사업을 분리해 ‘복합기업 디스카운트’를 털어내겠다는 의도도 있다. 복합기업 디스카운트는 이종 사업을 하는 기업의 가치가 각 사업부문 가치를 따로 떼어 합산한 금액보다 낮게 평가되는 것을 의미한다.
인적분할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존속 회사의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는 데다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한 신설법인이 중장기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증시 상장에 나서면 또다시 중복상장 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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