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텔' 넘어 뉴욕 메트 진출하는 테너 김건우

입력 2026-09-07 11:17   수정 2026-09-07 14:22



테너 김건우(40)가 미국 보스턴 리릭 오페라(BLO)의 창단 50주년 시즌 개막작 주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미국 무대에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는 김건우는 향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데뷔도 앞두고 있다.

BLO는 오는 25일 미국 보스턴 에머슨 콜로니얼 시어터에서 로시니의 오페라 '윌리엄 텔'을 개막한다. 공연은 27일과 10월 2일, 4일까지 총 네 차례 열린다. 창단 50주년을 맞은 BLO가 시즌 개막작으로 선보이는 이번 프로덕션은 프랑스어로 연주된다.

김건우는 이번 작품에서 테너 주역인 '아르놀드' 역을 맡았다. 타이틀롤 윌리엄 텔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에서 활약해 온 조지아 출신 바리톤 조지 가그니제가 연기한다. 소프라노 아냐 마타노비치가 마틸드 역으로 출연하며, BLO 음악감독 데이비드 앵거스가 지휘를 맡는다. 연출은 비타 치쿤과 데이비드 애덤 무어가 공동으로 맡았다.

1829년 파리에서 초연된 '윌리엄 텔'은 로시니가 남긴 마지막 오페라다. 스위스 민중이 압제에 맞서 자유를 쟁취하는 과정을 그린 4막 대작이다. 마지막 부분의 힘찬 선율로 잘 알려진 서곡과 달리, 오페라 전막은 무대에서 접하기 어렵다.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필수적인 데다 주역 성악가들에게 요구되는 기량의 난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특히 아르놀드는 로시니가 남긴 테너 배역 중에서도 손꼽히는 난역으로 통한다. 높은 음역과 벨칸토 특유의 유연한 기교는 물론, 영웅적인 음색과 강한 체력까지 요구된다. 4막에 등장하는 아리아 '내 선조들의 집이여(Asile hereditaire)'와 이어지는 카발레타 '친구들이여, 나의 복수를 도와다오(Amis, amis, secondez ma vengeance)'는 테너에게 압도적인 고음과 섬세한 표현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난구간이다.

김건우에게 아르놀드는 생소한 역할이 아니다. 그는 앞서 아일랜드 내셔널 오페라의 '윌리엄 텔'을 통해 해당 역으로 데뷔한 바 있다. 이후 영국 로열 발레 앤 오페라와 스웨덴 왕립오페라에서 '연대의 딸' 토니오, '세비야의 이발사' 알마비바 백작을 연기했으며, 글라인드본 페스티벌에서는 '코지 판 투테' 페란도, '돈 파스콸레' 에르네스토 등을 맡으며 벨칸토와 리릭 테너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경력을 쌓아왔다.

최근에는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서 '몽키 킹'의 옥황상제와 '홍루몽'의 바오위 역을, 폴란드 국립오페라와 말뫼 오페라, 서울시오페라단에서는 '라 보엠'의 로돌포 역을 소화했다. 함부르크 슈타츠오퍼에서는 '마리아 스투아르다'의 레스터 역으로 데뷔했다.

그의 다음 행선지에는 세계 정상급 오페라 극장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도 포함돼 있다. BLO 측은 공식 홈페이지 프로필을 통해 김건우가 향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데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건우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데뷔를 앞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맡게 될 작품과 배역, 정확한 데뷔 시기는 아직 공개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조동균 기자 chodog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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