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걸었다 外 [이주의책]

입력 2026-09-19 09:12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걸었다
메덩골정원 지음│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1만8000원

14년에 걸쳐 한국의 산속에 조성된 인문학 정원 ‘메덩골정원’. 그곳에 니체의 차라투스트라가 도착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걸었다’는 메덩골정원을 무대로 니체의 철학과 건축, 조경, 문학을 하나의 ‘산책’으로 엮어 낸 책이다. 환생한 니체가 1인칭 화자로 등장해 정원의 일곱 공간을 직접 거닐며 자신의 사상을 다시 들려주는 독특한 형식을 취했다. 어렵고 난해한 철학자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니체를 이 책은 설명하거나 해설하는 대신 함께 걷도록 초대한다. 독자는 차라투스트라의 발걸음을 따라 아름다운 정원을 거닐며 자연스럽게 니체의 생각과 만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니체를 입문하는 가장 아름다운 책’을 지향한다. 메덩골정원은 자연과 건축, 예술과 철학이 만나는 ‘인문학 정원’을 지향하며 14년에 걸쳐 조성됐다. 칠레 건축가 부부 페소 본 에릭사우센, MIT 교수이자 스페인 건축가 안톤 가르시아 아브릴, 프랑스 조경가 기욤 고스 드 고르 등 세계적인 건축가와 조경가들이 참여했다. 책은 이들이 빚어낸 7개의 공간을 따라 걷는다.


은, 욕망의 세계
틸만 벤디코프스키 지음│최은희 역│오팬하우스│2만2000원

은은 어떻게 역사를 바꾸고 부의 상징이 되었는가? 피와 땀, 눈물과 탐욕으로 얼룩진 은의 역사가 담겼다. 무르고 형태를 가공하기 좋은 금속, 고급스러운 은빛으로 수많은 사람을 현혹하고 욕망을 일깨운 금속, 수세기 동안 부와 권력의 중심에 있었으나 착취와 빈곤 역시 일으킨 금속. 오늘날 은은 원자재이자 귀금속, 투자 자산으로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사실 은이 역사에 남긴 흔적은 생각보다 넓고도 깊다. 이 책는 바로 그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


환율의 온도
김명실 지음│한스미디어│2만2000원

7부로 구성된 이 책은 환율은 어떤 요인에 의해 결정되며 우리가 환율을 왜 알아야 하는지 그리고 환율의 온도를 정확히 읽으려면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 상세히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환율은 특정한 숫자에 집착해서 판단하는 지표가 아니라 전체적인 서사를 읽어야 하는 흐름이라고 지은이는 꾸준히 강조한다. 또한 환율의 등락이 우리의 생활물가는 물론 주식과 부동산, 금과 같은 원자재 등 자산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도 상황별로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지상의 모든 심리
김성규 지음│책이라는신화│1만9000원

타인과 함께 잘 살아가려면 그들의 마음을 이해해야 하는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생긴다. 저들의 마음은 나의 마음과 같지 않다는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말처럼 “인간의 마음은 작은 우주와도 같아서 인간의 마음을 탐구하는 것은 무한한 우주를 탐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우리의 목적은 타인의 마음을 완벽하게 ‘알아내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해보려는’ 노력과 마음가짐만으로도 충분하다.


문학으로 읽는 나의 돌봄감수성
황효숙 지음│지식의날개│1만9800원

돌봄. 관심을 가지고 보살핀다는 뜻의 이 말은 어느덧 우리에게 보살펴 부양하거나 수발하다는 뜻으로 인식된다. 그래서일까. 어느새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한국에서는 돌봄을 비생산적 노동으로, 의존은 결핍의 징표로 간주한다. 그 결과 돌봄 제공자는 자신을 소진하면서도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돌봄 대상자는 자율적 주체의 범주에서 밀려난다. 이렇게 우리 사회에서는 돌봄 피로와 돌봄 혐오가 반복된다. 돌봄감수성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원동력이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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