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이 10년 새 50% 가까이 떨어지면서 세계 주요 광산이 잇달아 문을 닫거나 가동을 멈춰 다이아몬드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업체 드비어스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핵심 광산 가동을 2년간 멈추기로 하면서 관련 노동자들의 생계도 위협받고 있다.
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드비어스는 지난 7월 남아공 베네치아 광산의 생산을 2년 동안 중단하기로 했다. 이 광산은 당초 2040년대까지 다이아몬드를 생산할 예정이었다. 베네치아 광산 노동자들이 가입한 현지 노조는 이번 결정으로 1200개가 넘는 일자리가 위험에 처하게 됐다.
다이아몬드 산업을 뒤흔든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실험실에서 만드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의 확산이다. 천연 다이아몬드가 지하에서 만들어지는 고온·고압 환경을 인공적으로 재현해 제조하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가 저렴한 가격에 대중화되면서 천연 다이아몬드가 누려온 최고급 보석의 지위가 떨어졌다.
뉴욕의 독립 다이아몬드 분석가 폴 짐니스키에 따르면 1캐럿 천연 다이아몬드의 평균 가격은 현재 3415달러(한화 약 460만원)로 10년 전보다 약 47% 떨어졌다. 같은 기간 1캐럿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가격은 89% 급락한 595달러(약 80만원)까지 내려갔다.
가격 하락에 생산업체들도 버티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세계 곳곳의 대형 다이아몬드 광산 약 10곳이 생산을 중단하거나 폐쇄했다. 전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량도 5년 전보다 약 25% 감소했다.
하지만 공급 감소에도 다이아몬드 가격은 좀처럼 반등하지 않고 있다. 이에 드비어스는 다시 천연 다이아몬드의 희소성과 상징성을 강조하는 전략에 승부를 걸었다. 드비어스는 지난해 천연 다이아몬드 판촉 캠페인을 시작한 뒤 10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마케팅 예산을 투입했다. 회사는 캠페인이 효과를 내면서 올해 1분기 미국 독립 보석점의 천연 다이아몬드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9%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업황이 본격적으로 회복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드비어스 역시 비용을 줄이기 위해 남아공 베네치아 광산의 생산을 2년간 중단하기로 했다. WSJ은 실업률이 40%를 웃도는 남아공에서 광산 가동 중단이 지역사회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드비어스는 생산 중단의 영향을 받는 직원들을 지원하는 한편 농업 프로젝트 등을 뒷받침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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