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1일 저녁 서울 을지로 뉴스뮤지엄. 비가 내리는 월요일이었지만 1층 전시장은 관람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외국인 관람객들이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었고,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줄이 이어졌다. 이날 하루 이곳을 찾은 사람은 2000명이 넘었다. 인근 시각예술공간 20곳도 밤늦게까지 문을 열고 전시와 공연, 작가와의 대화를 진행했다.
서울시가 국제 아트페어의 열기를 서울 전역으로 확장한 전략이 성과를 냈다. 키아프·프리즈 서울이 열리는 시기에 맞춰 ‘2026 서울아트위크’와 ‘제3회 서울조각페스티벌’을 함께 열어, 행사장 안에 머물던 관심을 광장과 공원, 골목의 작은 전시공간까지 끌어냈기 때문이다. 참여 공간과 관람객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며 서울이 예술 도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4회째인 서울아트위크에는 미술관과 갤러리, 대안공간 141곳이 참여했다. 지난해 107곳보다 34곳 늘었다. 대형 미술기관뿐 아니라 신진 작가를 소개하는 작은 공간까지 참여했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을지로 시각예술공간 COSO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2~3배 많은 방문객이 찾았다”고 했다.
서울시는 관람 동선을 연결하는 데 가장 큰 공을 들였다. 올해 처음 도입한 ‘오프닝 나잇’에 이어 한남동, 청담동, 삼청동 등 갤러리 밀집지역에서 야간 프로그램 ‘갤러리나잇’을 이어갔다. 을지로 일대에는 주요 공간을 오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전시 정보를 담은 지도를 제작했다. 관람객이 골목을 걸어 다음 전시로 이동하면서 지역 상권에도 활기가 돌았다.
온라인 반응도 컸다. 올해 새로 개설한 서울아트위크 홈페이지는 9만5000페이지뷰를 기록했다. 유튜브 대표 영상 조회수는 약 74만 회에 이른다. 영국 작가 라이언 갠더는 작품과 동전 1만6000개를 서울 곳곳에 뿌려 관람객이 이를 찾아 나서게 하는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지난달 29일 개막한 서울조각페스티벌은 야외 공간 5곳에 조각 123점을 놓았다. 행사 기간 일주일간 열린송현녹지광장 등 5곳을 찾은 관람객은 4만8910명으로 집계됐다. 송현광장에는 서울조각상 입선작 15점과 원로조각가 11명의 초청작을 함께 걸어 세대별 흐름을 보여줬다. 뚝섬한강공원에는 앉거나 놀 수 있는 체험형 작품 31점을 선보였다. 서울숲과 서울어린이대공원, 풍납토성 동성벽에서도 전시가 열렸다.
밤 시간에도 볼 수 있게 했다. 작품 조명을 늘리고 빛을 활용한 조각을 배치해 해가 진 뒤에도 관람이 가능하도록 했다. 야외영화관과 버스킹 공연, 음료와 간식을 파는 ‘서울동행상회’를 더해 머무는 시간을 늘렸다. 이번 축제 프로그램은 지난 4일 마무리됐다. 하지만 야외 조각 전시는 11월 30일까지 이어진다. 민수홍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공간과 시간의 문턱을 낮추겠다”고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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