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폭염에 사탕무밭 녹아내려…설탕값, 올들어 25% 급등

입력 2026-09-08 18:32   수정 2026-09-09 00:57

올해 들어 국제 설탕 가격이 20%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폭염과 엘니뇨(해수면 온도 상승) 영향으로 사탕수수 등의 생산량이 줄어든 가운데 브라질과 인도의 에탄올 원료 확산 정책으로 늘어난 수요가 가격을 끌어올렸다.

8일 미국 뉴욕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원당(설탕) 선물의 최근월물 가격은 지난 2일 파운드당 0.1870달러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올해 최고치다. 올 들어 24.6% 상승폭을 기록했다. CNBC는 설탕 가격이 지난달에만 21.5% 급등해 2010년 10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설탕 가격이 급격히 오른 것은 기후와 정부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보고서에서 “유럽연합(EU) 기상 악화로 사탕무 수확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과 엘니뇨가 아시아 주요 생산국의 생산 전망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 인도의 원당 무관세 수입 발표 등이 가격 급등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지난여름 유럽을 덮친 폭염이 주원인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분석 업체 바차트의 윌리엄 오스나토 이사는 “유럽 폭염으로 사탕무 작황이 피해를 본 것이 단기적으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2026~2027년 EU 설탕 생산량은 1340만t으로 2025~2026년(1660만t) 대비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급 ‘슈퍼엘니뇨’에 대한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 기후 전문 매체 클라이밋브링크는 태평양 수온 편차가 11월 약 3.9도까지 올라 슈퍼엘니뇨 기준인 2도를 크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세계 설탕 수출의 70% 이상을 책임지는 브라질, 인도, 태국 등지에서 가뭄으로 사탕수수 수확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과 인도의 에탄올 확대 정책이 설탕 공급 감소를 압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 국가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에탄올과 휘발유를 섞은 ‘바이오연료’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제당 업체들이 설탕 대신 에탄올을 제조할 유인이 커지면서 설탕 공급이 감소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인 인도는 최근 원당 100만t의 무관세 수입을 허용했다. 예상보다 적은 생산량과 계절적 수요 증가 등에 대응해 자국 내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다. 설탕 수출을 제한하는 인도가 수입 물량까지 늘리면 다른 국가가 확보할 물량이 더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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