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22년 말 644조3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779조2000억원으로 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1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주담대 채권은 1조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120% 급증했다. 주담대 연체 증가율이 잔액 증가율의 여섯 배에 달하는 것이다.
장기 연체도 빠르게 늘고 있다. 3개월 이상 연체 채권은 2022년 말 5000억원에서 지난 6월 말 1조4000억원으로 세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이 통계는 한국은행이 지난 7월과 8월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전의 상황이다.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변동금리 차주의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부실의 경고음이 일부 금융권과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농협은행의 주담대 연체 잔액은 올해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어섰다. 일부 지방은행에서는 분양주택 집단대출 부실 등의 여파로 불과 반년 만에 연체율이 다섯 배나 뛰는 이상 징후까지 나타났다. 대출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중·저신용자가 몰리는 지방은행과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연체율 급등은 개별 금융회사를 넘어 금융권 전반의 도미노식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가계부채 부실이 금융시스템 전체로 번지기 전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 지역·차주별 위험 요인을 면밀히 점검해 부실 고리를 끊고, 취약 차주의 연착륙도 도와야 한다. 가계부채 부실은 한번 확산하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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