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글로벌 스포츠웨어 시장을 주도했던 나이키가 18년 만에 미국 대표 우량주 지수인 S&P100에서 빠진다. 주가와 기업가치가 고점 대비 크게 떨어진 가운데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의 부진까지 장기화하면서 나이키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7일(현지시간) S&P 다우존스 인디시즈에 따르면 나이키는 오는 21일 뉴욕증시 개장 전 S&P100 구성 종목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S&P500에는 계속 남는다.
S&P100은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대형 우량기업 100곳으로 구성된 지수다. 나이키는 지난 18년간 이 지수에 이름을 올려왔다.
퇴출 배경에는 장기간 이어진 주가 부진이 자리 잡고 있다. 나이키 주가는 현재 38.4달러 수준으로 2021년 기록한 최고가와 비교해 약 78% 떨어졌다.
기업가치도 크게 줄었다. 2021년 말 2640억달러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현재 약 570억달러(약 76조7000억원)로 감소했다. 고점 당시와 비교하면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본업에서도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2026회계연도 매출은 464억달러에 머물렀고 디지털 매출은 12% 감소했다..
특히 나이키의 세계 3위 시장인 중국에서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회계연도 4분기인 지난 3~5월 중화권 매출은 고정환율 기준 전년 동기보다 17% 줄었다. 직전 분기 감소율인 10%보다 낙폭이 더 커졌다.
중국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진 것도 나이키에는 부담이다. 프리미엄 스포츠화 시장에서는 온과 호카 등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현지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앞세워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기존 경쟁사인 아디다스 역시 시장 지위를 회복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나이키의 영향력은 약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스포츠 신발 시장에서 나이키의 점유율은 2022년 25.9%에서 지난해 22.9%로 3%포인트 떨어졌다.
나이키는 지난해 10월 취임한 엘리엇 힐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과거 축소했던 도매 유통망을 다시 강화하고 신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시장이 체감할 만한 혁신 제품이나 실적 회복으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사업을 살리기 위해 꺼낸 유통 전략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나이키는 내년 1월부터 중국 주요 유통 협력사의 온라인 판매를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협력사들이 온라인에서 나이키 의류와 신발을 판매하는 대신 오프라인 매장에 집중하도록 하고, 온라인 소비 수요는 나이키 공식 판매 채널로 끌어오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온라인 고객 접점을 넓히는 최근 유통 흐름과 정반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는 주요 스포츠 브랜드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매망을 동시에 확대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것과 달리 나이키가 반대 방향의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나이키가 제외되는 S&P100지수에는 델 테크놀로지스와 샌디스크, 팔로알토 네트웍스, 아리스타 네트웍스 등이 새롭게 편입될 전망이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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