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시가총액 기준 미달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기업의 퇴로로 코넥스시장 이전 상장을 제시했다. 그러나 증권가 안팎에서는 이 같은 방안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코넥스 활성화가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시총 기준 미달 기업이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정리매매 없이 기존 가격을 유지한 채 코넥스로 이전 상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3개 연도 중 2개 연도의 영업이익이 흑자이거나 최근 3개 연도 중 1개 연도의 영업이익이 흑자를 내면서 자기자본이 200억원 이상인 기업이 대상이다. 다만 자본잠식 기업은 제외된다. 지난달 26일 기준 시총 200억원 미만 코스닥 기업 97곳 중 43곳(44.3%)이 해당할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거래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넥스 상장규정 개정을 예고했다. 시장 의견을 수렴해 오는 23일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코스피 또는 코스닥시장에서의 상장폐지일은 코넥스 신규상장일과 동일하다. 아울러 코넥스 이전 상장 기업이 상장일로부터 1년 경과 후에도 지정자문인 선임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정부는 상장폐지 원인이 증시 급변동에 있다고 보는 기업계 사정 등을 감안해 미세조정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코넥스시장은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사다리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2013년 출범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코넥스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이전 상장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코넥스시장 상장기업은 108곳, 시총은 3조4855억원에 그쳤다. 코넥스시장 일평균 거래량은 27만3000주, 일평균 거래대금은 9억3900만원에 불과했다.
10억원 미만의 작은 규모 거래대금조차 일부 종목에 쏠려 있다. 지난달 기준 거래대금 상위 두 개 종목이 전체 월간 거래대금(187억8200만원)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1위에 이름을 올린 SK시그넷의 한 달 누적 거래 대금은 87억400만원, 2위를 차지한 진코스텍의 한 달 누적 거래대금은 32억4700만원으로 나타났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기업도 감소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 13곳, 2022년 6곳, 2023년 7곳, 2024년과 2025년 각각 4곳이다. 올해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이 아직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상장폐지 대신 코넥스 이전 상장은 주주 자산가치를 보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코넥스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충분한 정보 제공과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기업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동시에 다양한 파생상품을 만들어 자금이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수 한경닷컴 기자 2s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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