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나홀로 강세 끝…하락 멈춘 원·엔 환율

입력 2026-09-09 17:42   수정 2026-09-10 02:45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원·엔 환율이 이달 들어 반등하고 있다. 원화와 엔화는 지난 6월 말까지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다 SK하이닉스가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발행한 7월부터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며 동조화가 깨졌다. 지난달 말에는 원·엔 환율이 100엔당 850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엔화 강세 강도가 더 세졌다.

9일 원·엔 기준환율은 전날보다 0.35원 오른 100엔당 873.15원을 나타냈다. 6월 평균 950원이던 원·엔 환율은 8월 31일 종가 기준 853.77원까지 떨어졌다. 두 달 만에 원화 가치가 10%가량 오른 것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수출 기업의 달러 매도로 원화 가치가 급등했지만 엔화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원·엔 환율 하락분 가운데 원화 강세의 기여도는 76.8%였다. 수년간 쌍둥이처럼 움직이던 원화와 엔화 동조화가 장기적으로 깨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 이유다. 6월 말까지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의 1년 상관계수는 0.9에 달했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동조화가 강하다는 의미다. 반면 7월 24일 두 환율의 한 달간 상관계수는 -0.6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엔화가 다시 강세를 나타내면서 원·엔 환율은 단숨에 100엔당 870원대를 회복했다. 일본은행이 오는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0.25%포인트 올릴 것이 확실시되고, 내년 초까지 두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다. 달러당 160엔까지 치솟은 엔·달러 환율도 반전해 이달 들어 152엔으로 내려갔다.

9월 들어서는 원화 강세와 엔화 강세가 정면으로 맞붙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원화 강세 요인이 줄어드는 반면 엔화는 더욱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커 원·엔 환율이 지난달과 같이 일방적으로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엔화 조달 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엔화 강세 분위기를 뒷받침한다”며 “원·엔 환율이 8월을 저점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한은행도 “최근 원·엔 환율 하락 속도를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9월 원·엔 환율이 100엔당 855~875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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