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10일 09:0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견 조선사 케이조선 매각 작업이 다시 한번 추진된다. 케이조선 최대주주 유암코(연합자산관리)와 KHI그룹은 스토킹호스(stalking-horse) 방식으로 케이조선 매각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조선 매각주관사 삼일PwC는 조만간 케이조선의 재매각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케이조선 지분 99.6%다. 유암코와 KHI가 각각 케이조선 지분 49.8%씩을 보유하고 있다. 부채 포함 기업가치와 유상증자 대금 등을 합산한 매각가는 9000억~1조원가량이 거론된다.
이번 재매각 절차는 지난 6월 매각이 무산된 지 약 3개월 만에 추진된다. 유암코·KHI는 지난해 9월 공개경쟁입찰 매각공고를 시작으로 본입찰에 단독 참여한 태광산업·오성첨단소재·그린하버자산운용 컨소시엄과 협상을 이어갔다. 그러나 전략적 투자자(SI)의 부재와 경영 적합성 이슈 등으로 컨소시엄이 깨졌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문도 넘지 못했다.
매도인 측은 이번 매각 절차를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스토킹호스 방식의 M&A는 매각공고 전 특정 인수후보자와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입찰을 병행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공개경쟁입찰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인수 희망자가 없다면 조건부 인수예정자가 그대로 최종 인수자가 된다. 거래종결 불확실성이 덜한 수의계약과 공정성을 확보한 경쟁입찰의 장점을 섞은 제도다.
스토킹호스 방식의 케이조선 매각 절차는 우선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투자자 중 매각 측이 거래종결 가능성이 높은 투자자를 선정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이후 경쟁입찰을 통해 최종 인수자를 선정하게 된다. 매각 측은 추석 연휴 전까지 LOI를 접수한 뒤 이달 말 MOU를 체결하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선 일찌감치 컨소시엄을 구성한 한국카본·태광산업 연합이 조건부 투자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복합소재회사인 한국카본이 SI로 나서고 태광산업은 지난 매각 절차 때와 마찬가지로 소수지분 투자나 자금줄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컨소시엄 외에도 국내 조선업 재편 이후 희소성 있는 주요 중견조선사 경영권 거래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조선은 석유제품운반선(PC선) 등 주력 선종에서 경쟁력 있는 중견 조선사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를 겪다가 2021년 유암코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과거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는 선박 건조 확대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으로 유암코 신용지원에 기반한 차입을 조달했으나 최근에는 개선된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차입금을 순차적으로 상환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6834억원, 영업이익은 114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172% 급증했다. 6월 말 기준 순자산은 60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9% 증가했으며 부채비율도 160% 수준까지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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