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는 현지시간으로 8일 캐나다산 주류와 오토바이, 유제품 수입을 추가로 금지한다고 밝혀 캐나다의 보복 관세에 대응해 즉각 보복에 나섰다.
이 날 백악관은 웹사이트를 통해 9월 29일부터 캐나다산 주류와 유제품, 오토바이 등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이 공지에 따르면, 수입 금지 품목은 맥주, 다양한 종류의 와인, 위스키, 버번, 럼, 보드카, 베르무트, 테킬라, 메스칼, 브랜디 등 대부분의 주류 제품이 해당된다. 또 유제품 가운데 유청 단백질, 전화당밀, 사탕수수당밀, 무알코올 맥주도 수입이 금지됐다.
수입 금지 조치 외에 다양한 치즈 제품이 50% 관세 부과 대상 품목 목록에 추가됐다. 종이, 알루미늄, 목재, 가구, 조명 및 기타 제품들도 이 목록에 추가됐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부 기관인 총무처(GSA)에 “GSA의 다중 계약 목록에서 캐나다산 제품을 제외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앞서 캐나다는 2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산 철강, 오토바이, 유제품 등에 대해 최대 50%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미국의 관세에 대응한 것으로 미국은 지난 달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자동차및 자동차 부품 등의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국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1월 1일부터 캐나다산 자동차와 트럭, 자동차 부품 등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하겠다는 기존 입장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 며칠간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무역 담당 장관과 대화중이며, 양국이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며칠 내에 다시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 정부 관계자들은 캐나다의 보복 조치는 워싱턴에 경제적, 정치적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의 보복 관세는 200억달러 규모의 철강, 가구, 전자제품, 의류 등 미국 상품에 적용된다. 특히 11월 미국의 중간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경쟁이 치열한 스윙스테이트인 미시간과 오하이오주의 산업 부문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는 캐나다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전 날 유튜브에 게시된 영상을 통해 “우리는 방향을 전환하고 번영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변화에는 대가가 따르겠지만 가만히 있는데 드는 비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다”고 강조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 갈등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계승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불안정하게 만들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는 최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서 캐나다를 여러 차례 공격했다.
7일에는 캐나다의 개인 제트기 제조업체인 봄바디어가 미국내에서 항공기를 생산하지 않으면 더 이상 미국에서 항공기를 팔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캐나다와 멕시코를 포함한 북미 대륙 전체에 미국 국기를 두른 지도를 게시하고 카니를 "주지사"라고 부르며 조롱한 AI 생성 이미지를 올리기도 했다. 이에 앞서 캐나다와 미국의 국경 사이에 있는 온타리오 호수 이름을 ‘아메리칸 호수’로 부르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시행한 관세는 캐나다의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와인, 가구, 유제품, 시멘트, 의류, 낚싯대, 하키 장비 등 여러 분야에 적용됐다. 200억달러는 캐나다의 대미 수출액중 5%에 해당한다.
한편 일본의 삿포로 맥주는 미국의 관세 조치에 따라 현재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생산하는 맥주중 무알콜 음료를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전 날 발표된 앵거스 리드의 새로운 여론조사에 따르면 카니 총리의 직무 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8월 조사보다 11포인트 상승한 62%를 기록했다. 반면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중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지지하는 사람은 20%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정치 분석가들은 캐나다인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는 카니 총리의 경우도 무역 전쟁의 여파가 본격화되면 몇 달안에 그 지지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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