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회삿돈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수백억원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1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 등)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전 회장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91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전 전 회장의 범행에 연루돼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삼양식품과 계열사 2곳에 내려진 각각 벌금 1000만원도 그대로 유지됐다.
전 전 회장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페이퍼컴퍼니 2곳을 통해 538억원 규모의 허위 계산서와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혐의 등으로 2019년 12월 기소됐다.
1심은 전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91억원을 선고했다.
2심 판단은 달랐다.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보고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6억5000만원으로 형량을 낮췄다.
당시 2심은 "계열사 두 곳이 외부거래를 한 부분은 자신의 재산과 책임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부가세를 납부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2월 이 판단을 뒤집었다. 2심이 무죄로 본 거래도 거짓 세금계산서 발급 등에 해당한다고 보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당시 "계열사는 페이퍼컴퍼니의 명의만을 빌려 사업자등록을 하고 실제 사업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횡령 과정에서 자신의 매출을 페이퍼컴퍼니로 이전시키면서 페이퍼컴퍼니 명의의 기존 사업자등록을 이용하여 세금계산서를 거짓으로 발급·수취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파기환송심은 지난해 11월 전 전 회장에게 다시 1심과 같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91억원을 선고했다. 이번 대법원 확정 판결로 해당 형은 그대로 유지됐다.
전 전 회장은 앞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삼양식품이 계열사에서 납품받은 포장 상자와 식품 재료 일부를 페이퍼컴퍼니에서 공급받은 것처럼 꾸며 49억여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도 기소됐다. 이 사건에서는 징역 3년이 선고됐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세무 당국은 이후 전 전 회장이 회삿돈을 횡령하는 과정에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정황을 추가로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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