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술의 진정한 가능성은 도입 순간보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 시작할 때 드러난다. 1883년께 공장에 처음 전기가 들어왔을 때도 그랬다. 대부분 공장은 기존 축과 벨트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동력원만 교체하는 데 그쳤다. 반면 어떤 공장은 기계마다 전동기를 달고 작업 순서와 생산 흐름까지 다시 설계했다. 같은 전기를 사용했지만 변화는 달랐다.오픈AI 코리아가 문을 열고 지난 1년 동안 많은 기업과 만나며 이 이야기를 자주 떠올렸다. 1년 전만 해도 기업 경영자와의 대화는 AI가 어디까지 발전할지, 어떤 업무에 활용할 수 있을지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방식,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묻는다.
AI를 직접 써보고 조직에 적용해 본 기업은 곧바로 다음 가능성을 고민했다. 변화의 중심에는 AI 에이전트가 있다. 처음에는 사람이 AI에 질문하고 답을 받았다. 이제는 하나의 목표를 주고 일을 끝내는 데 필요한 여러 단계를 통째로 맡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중요한 고객 미팅이 있다고 해보자. 예전에는 이메일함을 뒤져 지난 대화를 찾고, 회의록과 관련 문서를 읽고, 내부 시스템을 검색하거나 담당자에게 물어봐야 했다.
지금은 AI 에이전트에 ‘고객 미팅을 준비해 달라’고 맡길 수 있다. 이메일과 내부 시스템, 문서가 AI와 연결돼 있다면 에이전트가 지난 미팅 이후의 대화와 자료를 찾아 고객 요청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확인하고 하나의 맥락으로 정리해준다. 예상 질문과 브리핑 초안까지 준비하면 사람은 고객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사람이 검색하고 확인하던 여러 단계를 AI가 하나의 업무로 묶어 수행하는 것, 바로 에이전트가 가져오는 변화다.
최근 오픈AI가 공개한 ‘엔터프라이즈 시그널’ 보고서에서도 이런 변화가 나타난다. AI를 가장 깊게 활용하는 상위 10% 기업과 일반적인 활용 수준의 기업 사이에서 활성 사용자당 AI 산출량 격차는 올해 1월 2.6배에서 6월 8.3배로 커졌다. 또 선도 기업에서는 매주 AI를 사용하는 직원의 21%가 사내 업무 시스템과 연결된 기능을 활용한 반면 일반 기업에서는 9%에 그쳤다.
100여 년 전 전기 또한 공장에 들어온 것만으로 생산 방식을 바꾸지 못했다. 새로운 동력을 기계와 연결하고 일의 흐름을 바꾼 기업이 더 큰 가치를 창출했다. AI도 마찬가지다. 활용 방식에 따라 기업 간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대화를 나눈 기업들의 관심도 점점 더 ‘결과’를 향하고 있다. 직원 한 명이 하루 10분을 아끼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 시간과 역량이 제품 출시를 앞당기고 고객 경험을 개선하며 새로운 사업 기회로 이어질 때 더 큰 변화가 생긴다.
오픈AI에도 한국에서의 첫 1년은 특별한 시간이었다. 한국에는 세계적인 기업과 뛰어난 개발자, 새로운 기술을 산업에 적용해 온 경험이 많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새로운 기술을 변화로 연결하려는 에너지였다. 가능성을 확인하면 직접 사용해보고, 그 경험을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일하는 방식으로 이어가려는 의지가 남달랐다.
AI는 이미 기업 안으로 들어왔다. 오픈AI 코리아도 더 많은 한국 기업과 개발자가 AI와 에이전트를 업무에 연결하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며 지금까지 어려웠던 문제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그것이 한국에서 맞는 두 번째 해에 우리가 가장 기대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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