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 초호황으로 사무실 수요가 많아진 데다 경기 판교·분당에 있는 기업의 ‘서울 유턴’ 현상이 이어지면서 강남 일대 사무실 임대 매물의 씨가 마르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만 경기권에서 강남 지역으로 오피스를 옮긴 기업은 332개로 집계됐다. 이 중 분당에서 강남으로 이동한 기업이 46곳으로 가장 많았다. 바이오 기업 에이비엘바이오와 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아이씨티케이(ICTK), 투비웨이 등도 최근 판교에서 강남으로 본사를 옮겼다. 판교 오피스빌딩의 임대 비용이 강남 수준으로 오르자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아예 강남 지역으로 본사를 이전한 것이다.강남 지역 오피스 공실률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강남 권역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지난 2분기 4.32%로 집계됐다. 최근 2년 사이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500명가량의 인력이 근무할 수 있는 연면적 3만3000㎡ 이상 대형~초대형 오피스 공실률은 올해 2분기 각각 2.24%, 0.32%로 집계돼 202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에 근접했다.
수요 증가로 2분기 강남 지역 임대료와 관리비를 합한 순임대비용(NOC)은 3.3㎡당 30만3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초대형 오피스의 NOC가 전년 동기보다 1.6% 오른 41만9000원으로 집계돼 임대료 상승을 주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무실 부족에 임대료 인상까지 이어지자 어쩔 수 없이 강남을 떠나는 기업도 나타났다. 강남 대치동 KT 선릉타워 재건축으로 인근 사무실을 찾던 롯데렌탈은 서대문역 인근의 한 대형 오피스 빌딩으로 본사를 이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강남으로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인재 확보에 있다. 강남 사무실 수요의 핵심인 AI·정보기술(IT) 인재 상당수가 판교 등 경기권보다 서울 근무를 선호한다. 강남 사무실 보유 여부가 직원 이탈률을 좌우하는 요소가 됐다는 게 인사 담당자들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와 넓은 업무 공간을 찾아 판교로 향했는데, 최근 임대 비용이 강남과 비슷해지자 서울로 유턴하는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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