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닥공'의 열쇠, 부동산 금융이다

입력 2026-09-10 18:05   수정 2026-09-11 00:24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취급한 데이터센터 금융은 5조854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중개액(3조3046억원)의 1.8배 수준이다. 금융권에선 올해 말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며 관련 자금이 빠르게 쏠리고 있어서다. 반도체에 이어 AI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문제는 자금의 ‘편중’이다. 같은 금융이라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은 여전히 냉각 상태다. 2금융권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장에선 건설 자금 경색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닥공’(닥치고 공급)을 외치는 정책 방향과 실제 금융 여건 사이의 간극도 여전히 크다.
부동산 PF 지원책 총동원
정부는 ‘8·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공급 확대와 금융 지원을 동시에 내놨다. 수도권 ‘23만 가구+α’ 공급, 신규 공공택지 10만 가구 확보, 정비사업 활성화와 함께 PF 지원도 대폭 확대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공적 보증 규모를 26조3000억원에서 47조8000억원으로 늘리고, 정상 사업장에는 앞으로 3년간 연평균 28조7000억원의 보증을 공급할 계획이다.

브리지론(초기 토지 매입 대출) 단계 지원도 강화한다. ‘PF 개발 앵커리츠’를 통해 연 6~7%의 자금을 공급하고, 주택사업 비중을 70% 이상으로 늘린다. 시중 브리지론 금리(연 8~20%)를 고려하면 금융비용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4000억원 규모의 주택 전용 앵커리츠를 통해 향후 5년간 1만 가구 착공도 지원할 방침이다.

PF 보증 조건도 완화한다. 수도권은 토지비에 더해 공사비의 70%(서울 80%)까지 보증한다. 중소 건설사 대상 PF 특별보증은 연 2조원에서 3조원으로 확대하고, 내년까지 일정 요건을 충족한 사업장에는 1%포인트의 금리 인하 혜택을 제공한다. 정책 수단만 보면 사실상 ‘총동원’에 가깝다.
관건은 집행속도와 수요자 금융
성패는 결국 집행 속도에 달려 있다. 국내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2023년 말 231조100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69조8000억원으로 줄었지만, 2금융권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 등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 등록 부동산개발업체 수도 같은 기간 2600여 곳에서 2150여 곳으로 크게 줄었다. 시장 체력이 고갈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부는 은행·증권·건설업계와의 정례 협의를 통해 민간 자금 공급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주택 공급 금융을 ‘생산적 금융’으로 규정하고 금융권 참여를 끌어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제도만으로는 부족하다. 자금이 실제 사업장으로 흘러가지 않으면 공급 확대도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금융위원회뿐 아니라 국토교통부, 업계 단체가 함께 자금 집행 상황을 점검하고 분기 단위로 흐름을 관리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닥공의 성패는 PF 자금이 얼마나 빠르게, 실제 현장으로 유입되는지에 달려 있다.

전세난 속에서 실수요자가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돼야 한다. 계약자의 중도금 대출과 최초 입주자 담보대출 등은 대표적인 ‘수요자 금융’이다. 주택 건설을 뒷받침하는 공급자 금융과 수요자 금융이 맞물려야 정책 효과도 현실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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