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약 배송 대상을 모든 비대면진료 환자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약사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건강정보의 상업적 이용과 의약품 오남용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플랫폼에 환자 유입 경로를 내주면 수수료와 광고비 부담이 늘어 약국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보건복지부·중소벤처기업부·국무조정실, 약사단체, 비대면진료 중개업체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민관협의체를 통해 약 배송 확대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러나 대한약사회가 ‘전면 확대’를 전제로 한 협의에는 참여할 수 없다며 불참을 선언하면서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지난 9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한 약사회는 배송 과정에서 의약품의 온도와 습도, 포장 상태를 제대로 관리하기 어렵고 오배송과 본인 확인 오류, 분실·변질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환자 안전 문제와 함께 약국가가 우려하는 것은 ‘플랫폼 종속’이다. 앞서 외식업계가 ‘배달의민족’ 등 음식배달 플랫폼과 벌인 갈등이 동네약국에서도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송 플랫폼은 이용 기록과 처방 정보, 약국 재고, 환자 선택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어떤 병원과 약국을 먼저 보여줄지 결정할 수 있다. 동네약국은 처방전을 확보하기 위해 수수료와 광고비를 부담해야 할 수 있다.
실제로 한 비대면진료 플랫폼은 지난해 제휴약국이 처방약과 함께 판매하는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에 판매액의 11%를 수수료로 부과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한 개국 약사는 “플랫폼이 환자 유입을 좌우하는 구조에선 수수료나 노출 정책에 대응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약국가의 플랫폼 종속 우려에 대해 “특정 약국 우대나 특정 의약품 처방 유도, 불공정한 환자 알선·유인 행위를 금지하고 환자가 약국과 배송업체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면 된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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