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호화폐 억만장자 저스틴 선이 중국 배우 징톈과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며 지급했다는 450만달러 상당의 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선이 공개한 연애담에는 “전부 허구”라는 단서가 붙었지만 실제 소송 접수와 당사자들의 후속 발언이 이어지면서 사실과 연출의 경계를 둘러싼 관심이 커지고 있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선은 징톈과의 교제 과정에서 이른바 중국의 전통적 혼인 관습인 ‘신부값’ 명목으로 징톈 가족에게 3000만위안, 약 450만달러를 지급했다며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유명 사건을 맡아온 변호사 장치화이는 중국 소셜미디어를 통해 법원이 선의 소송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논란은 선이 X에 ‘내 여자친구 징톈’이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선은 대학 시절부터 징톈을 좋아했고 데이트를 위해 극장을 통째로 빌려 ‘주토피아 2’를 봤으며 결혼을 앞두고 징톈 가족에게 450만달러 상당을 송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사람이 미국에서 아이를 갖기 위한 의료절차를 준비하던 과정에서 징톈 측이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대리출산을 하는 조건으로 5000만달러를 요구했다고도 주장했다. 선은 이 요구를 받고 앤트로픽의 인공지능 모델 클로드에 조언을 구한 뒤 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썼다.
다만 선은 해당 게시글 끝에 “이 글은 전적으로 허구이며 실제 사건이나 인물과의 유사성은 우연”이라는 문구를 붙였다. 그의 과거 행보 때문에 중국 대중 사이에서도 글의 사실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선은 과거에도 화제를 노린 행동으로 유명했다. 워런 버핏과 함께하는 자선 점심식사를 460만달러에 낙찰받았다가 연기했고, 벽에 테이프로 붙인 바나나 작품을 620만달러에 산 뒤 실제로 먹어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게시글 직후 실제 법적 절차가 확인되면서 단순한 연출로 보기 어려워졌다. 장치화이 변호사가 법원의 소송 접수 사실을 공개했고 징톈은 이튿날 “사랑을 돈에 팔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법을 믿고 있으며 정의와 공정이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2017년 블록체인 기업 트론을 설립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현재 그의 자산은 약 85억달러다. 그의 사업 경력에는 논란이 이어져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3년 시장조작 혐의 등을 제기하며 선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올해 선이 혐의를 인정하거나 부인하지 않는 조건으로 사건이 합의됐다.
이같은 합의는 선이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사업 월드리버티파이낸셜에 투자한 이후 이뤄졌다. 선은 투자에 정치적 동기는 없었다고 밝혔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해당 사업에 개인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후 선은 월드리버티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회사 측은 근거 없는 소송이라고 반박했다. 영국 정부와 유럽연합(EU)은 최근 러시아와의 연계 의혹을 이유로 선의 암호화폐 거래소 HTX를 제재했다. 당시 회사 측은 관련 우려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번 보도에 대한 논평 요청에는 답하지 않았다.
징톈은 중국과 할리우드에서 모두 활동한 배우다. 맷 데이먼과 함께 영화 ‘그레이트 월’에 출연했고 ‘콩: 스컬 아일랜드’, ‘퍼시픽 림: 업라이징’에도 등장했다. 과거 중국의 올림픽 탁구 스타 장지커와 공개 교제한 적도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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