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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 시대, 채용 면접 질문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더 라이프이스트-윤영돈 칼럼]

입력 2026-10-18 20:52   수정 2026-10-18 20:54

AX 시대, 채용 면접 질문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더 라이프이스트-윤영돈 칼럼]

<h1>"인공지능(AI) 리터러시를 잘 활용하시나요?" "AI 없이 할 줄 아는 것은 무엇인가요?" "AI와 협력을 해보셨나요?"</h1>필자가 20년 가까이 기업 현장에서 채용 면접관을 교육하면서 확실하게 느낀 것이 있다. 채용을 바꾸려면 질문만 바꿔서는 안 된다. 질문을 던지는 면접관부터 바뀌어야 한다. 면접관 교육을 시작하면 질문 기법보다 용어를 먼저 짚는다. 아직도 면접을 받는 사람을 ‘피면접자’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피(被)’에는 무언가를 당한다는 수동적 의미가 담겨 있다. 대신 ‘면접자’라고 부르기를 권한다. 회사에서 면접에 참여한 사람도 그 순간만큼은 단순한 직원이 아니다. 회사를 대표해 미래의 동료를 선택하는 ‘면접위원’이다.

용어는 관점을 만든다. 면접자를 ‘평가받으러 온 사람’으로 보는 것과 ‘우리 회사를 선택할 수도 있는 사람’으로 보는 것은 면접의 태도부터 달라지게 한다. 이제 면접은 회사가 일방적으로 사람을 고르는 자리가 아니라 회사와 인재가 서로를 선택하는 과정이다.

AX(AI Transformation) 시대가 되면서 채용 면접은 또 한 번 변곡점을 맞고 있다. 과거에는 “우리 회사에 지원한 동기는 무엇입니까”, “본인의 장단점은 무엇입니까”,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 경험을 말해보세요”와 같은 질문이 흔했다.

지금은 이런 질문을 생성형 AI에 입력하면 몇 초 만에 그럴듯한 모범답안을 얻을 수 있다. 자기소개서를 다듬고 예상 질문을 만들고 AI와 모의면접까지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면접위원이 “자기소개서를 AI로 썼습니까”라고 추궁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 ‘AI를 사용했는가’를 적발하는 면접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면서도 자신의 판단을 유지했는가’를 검증하는 면접으로 바뀌어야 한다.
<h2> AI에게 생각까지 외주화하고 있지 않은가?</h2>AI를 활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AX 시대에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문제는 생각하기 전에 AI부터 켜는 습관이다.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기 전에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자기 생각을 정리하기 전에 AI의 답을 읽고, 충분히 고민하기 전에 AI가 제시한 결론을 선택한다면 이는 업무 지원을 넘어 ‘사고의 외주화’가 될 수 있다.

앞으로 기업이 경계해야 할 사람은 AI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만이 아니다. AI가 없으면 생각을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도 경계해야 한다. 그래서 AX 시대에는 ‘체화된 인지력(Embodied Cognition)’이 중요해진다. 사람의 판단력은 머릿속 지식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현장에서 보고 듣고, 사람을 만나고, 실패하고, 몸으로 부딪친 경험이 쌓여 판단 기준이 된다. 매뉴얼에는 없지만 고객의 표정을 보고 이상을 감지하는 사람, 숫자는 정상인데 현장 분위기에서 위험을 예측하는 사람, 동료의 말 한 마디에서 갈등의 징후를 알아채는 사람이 있다.

이는 정보를 많이 아는 것과 다르다. 경험이 몸과 사고에 축적돼 만들어진 판단력이다. AI가 너무 빨리 답을 주면 충분히 고민할 기회가 줄어든다. 시행착오를 건너뛰면 실패를 통해 배우는 과정도 사라진다. 요약된 정보에만 의존하면 전체 맥락을 읽고 스스로 연결하는 힘도 약해질 수 있다.

AX 시대에 필요한 인재는 단순히 AI를 잘 쓰는 사람이 아니다. AI를 활용하면서도 자신의 경험과 판단력을 계속 축적하는 사람이다.
<h2> 이제 면접에서는 ‘사고의 흔적’을 물어야 한다</h2>우선 면접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문제를 해결한 경험을 이야기해보세요”에서 끝내지 말고 다음 질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 문제를 지금 다시 해결한다면 AI를 어디에 활용하겠습니까?”
“AI를 사용하기 전에 본인은 그 문제를 어떻게 정의했습니까?”
“AI가 제시한 답과 자신의 경험이 다르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겠습니까?”
“AI의 답이 틀렸다는 것을 어떻게 검증하겠습니까?”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AI의 오류를 알아챈 적이 있습니까?”

이런 질문을 던지면 준비된 답변 뒤에 숨어 있던 사고의 흔적이 드러난다. 면접위원은 이를 통해 면접자의 질문력, 활용력, 검증력, 판단력, 협업력, 체화된 인지력과 책임성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프롬프트를 가장 잘 쓰는 사람이 아니다. AI를 활용하되 사고의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는 사람이다.
<h2> AI 시대일수록 면접관의 편향을 경계해야 한다</h2>AI가 등장했다고 좋은 면접의 기본 원칙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준비된 답변을 만들기 쉬워질수록 면접위원의 기본기가 중요해진다. 면접위원은 자신이 객관적으로 사람을 평가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면접에는 수많은 편향이 개입한다. 첫인상을 뒷받침하는 정보만 찾는 확증편향,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끌리는 유사성 편향, 좋아하는 말투나 스타일을 역량으로 착각하는 선호편향, 한 가지 장점을 전체 능력으로 확대하는 후광효과가 대표적이다.

AX 시대에는 ‘자동화 편향(Automation Bias)’이라는 새로운 위험까지 더해진다. AI가 추천하거나 분석한 결과를 객관적 판단으로 믿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오류다. AI가 지원자의 서류를 요약한 뒤 “적합도가 높다”고 제시하면 면접위원은 자신도 모르게 그 판단을 입증하는 정보만 찾을 수 있다. 자동화 편향이 확증편향을 강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AI는 면접관의 판단을 지원하는 도구여야지, 판단을 대신하는 주체가 되어선 안 된다.

좋은 면접위원은 많이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질문하고, 듣고, 관찰하고, 기록하는 사람이다. 첫인상과 느낌이 아니라 행동과 경험이라는 증거를 찾아야 한다. 말을 잘하는 사람을 일 잘하는 사람으로 착각해서도 안 된다. “그래서 본인이 직접 한 일은 무엇입니까”라고 다시 물을 수 있어야 한다.<h2> 정답 확인형에서 사고과정 검증형으로</h2>AX 시대에는 “AI를 사용했습니까”보다 중요한 질문이 있다. 아래와 같은 것들이다.
“AI를 사용하기 전에 무엇을 생각했습니까?”
“AI가 내놓은 답 가운데 무엇을 의심했습니까?”
“그 답을 무엇으로 검증했습니까?”
“AI의 답을 받은 뒤에도 직접 판단한 것은 무엇입니까?”

AI가 지식의 격차를 줄일수록 사람 사이의 차이는 질문하고, 의심하고, 검증하고, 판단하는 능력에서 벌어질 것이다. 그래서 AX 시대의 면접은 ‘정답 확인형 면접’에서 ‘사고과정 검증형 면접’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 원칙은 면접자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면접위원도 마찬가지다. AI가 만든 질문을 그대로 읽고 AI가 정리한 평가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면접위원 역시 자신의 판단을 AI에 외주화하는 것이다.

탁월한 면접관이 탁월한 인재를 알아본다. 좋은 면접관은 질문을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도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다. 겸손하게 묻고 증거를 통해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AX 시대 채용의 경쟁력은 AI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지 않다. AI를 활용하면서도 생각의 주도권을 지키고, 자신의 편향을 경계하며, 사람을 얼마나 깊이 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윤영돈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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