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280만원으로 생활이 돼?"…대기업 친구 말에 '한숨'

입력 2026-09-20 17:31   수정 2026-09-20 17:35


대학 동기 모임에서 자신의 소득을 공개했다가 친구의 무심한 한마디에 씁쓸함을 느꼈다는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화제다.

20일 한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저보고 연봉이 적어서 살기 힘들겠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남·34세)는 직장인으로 월급으로 280만원을 실수령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결코 많은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빚 없이 적금을 넣고 남은 생활비로 취미생활을 즐기며 현재 삶에 만족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최근 대학 동기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롯됐다. A씨는 "이 나이쯤 되니까 돈, 투자, 부동산 이야기가 안 나올 수가 없었다"며 "갑자기 다들 수련회 마지막날 촛불의식을 하는 것처럼 본인 연봉을 공개하는 분위기가 됐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A씨는 자신의 소득을 밝히고 싶지 않았지만 다른 친구들이 모두 연봉을 밝히자 결국 본인도 공개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대기업에 다니는 한 친구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요즘 물가가 진짜 미쳤는데 그 돈으로 생활이 돼? 월세 내고 숨만 쉬어도 남는 거 없을 텐데. 진짜 쪼들려서 살기 엄청 힘들겠다"고 말했다.

A씨는 친구가 성과급을 많이 받아 경제적으로 여유롭다는 점을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다면서도 자신의 형편을 대놓고 걱정하는 듯한 말투에 당황했다고 말했다.

A씨는 "빚도 없고 먹고 싶은 거 잘 먹으면서 살고 있으니까 내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웃으며 받아치고 먼저 자리를 떠났다고 밝혔다.

A씨는 평소 자신의 삶에 특별한 불만이 없었지만, 모임에서 친구의 한마디를 들은 이후 자신의 삶이 초라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A씨는 "삶에 아무 불만 없이 평화롭게 잘 살고 있었는데 남의 말 한마디에 갑자기 인생이 엄청 구질구질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커뮤니티만 봐도 억대 연봉 뱃지를 가진 분들이 많지만, 현실에서는 평범한 직장인들이 더 많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날 이후로 대기업 채용공고만 열었다 닫았다 했다"며 "친구의 말 한마디 때문에 괜히 마음이 흔들렸다"고 적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그런 모임과 거리를 두겠다" "애초에 연봉은 공개하는 게 아니다" "저런 친구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된다" "본인의 삶에 만족한다면 남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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