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상업지 지가 33년 만에 최고…도심 밖으로 번진 상승세 [더 머니이스트-김용남의 부동산 자산관리]

입력 2026-09-22 06:30  

도쿄 상업지 지가 33년 만에 최고…도심 밖으로 번진 상승세 [더 머니이스트-김용남의 부동산 자산관리]


일본 도쿄 상업지 가격이 거품 경제 붕괴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올랐습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땅값이 얼마나 올랐는지보다 어디에서 더 빠르게 오르고 있는지입니다. 올해 도쿄 23구에서 상업지 기준지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긴자가 있는 주오구나 롯폰기가 있는 미나토구가 아니라, 아사쿠사가 있는 다이토구였습니다. 도심 핵심지에 집중됐던 상승세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올해 도쿄 상업지의 평균 가격은 ㎡당 300만엔을 넘어 199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3.3㎡당으로 환산하면 990만엔이 넘지만, 1993년의 약 1380만엔에는 아직 미치지 못합니다. 도쿄도가 발표한 올해 상업지 기준지가 상승률은 11.4%로, 지난해 11.2%보다 소폭 올랐습니다. 상승세는 5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평균보다 흥미로운 것은 지역별 상승률의 변화입니다. 도심 5구의 상업지 기준지가 상승률은 지난해 14.8%에서 올해 13.5%로 낮아진 데 비해 나머지 18구는 12.3%에서 13.3%로 높아졌습니다. 두 지역의 격차는 2.5%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좁혀졌습니다. 도심의 상승세가 꺾였다기보다 다른 지역이 빠르게 따라온 것입니다. 도쿄도 전체 평균 11.4%만으로는 읽기 어려운 변화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아사쿠사가 있는 다이토구의 상업지는 19.6% 올라 23구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지난해 상승률인 18.2%보다 상승폭이 커졌습니다. 기타구와 아라카와구도 각각 16.9% 올랐습니다. 같은 도쿄 안에서도 토지의 가치가 재평가되는 속도가 다릅니다. 다만 이 수치만으로 투자자금이 어느 구에서 어느 구로 이동했는지까지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나머지 18구의 상승세가 빨라지는 동안, 도심 5구의 업무용 토지 수요도 꾸준히 유지됐습니다. 원격근무를 줄이고 사무실 근무를 늘리는 기업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닛케이아시아가 인용한 JLL 조사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도심 5구 대형 오피스의 평균 공실률은 0.8%로 낮아졌습니다. 좋은 입지에서 사용할 공간을 찾는 기업이 많아지면 업무용 토지에 대한 평가도 달라집니다. 관광객이 찾는 상권에는 이와 다른 수요가 작용합니다.

도쿄를 방문한 외국인 여행객은 지난해 약 2865만명으로 전년보다 15.6% 늘었습니다. 닛케이아시아가 소개한 센소지 인근 한 기준지는 ㎡당 490만엔으로, 26.9% 상승했습니다. 관광객이 모이는 길을 따라 상점과 음식점, 숙박시설에 적합한 토지를 찾는 수요가 생깁니다. 이미 형성된 상권에서 좋은 위치의 토지를 새로 공급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같은 수요와 희소성이 아사쿠사의 높은 상승률을 설명하는 요인입니다. 물론 한 지점의 상승률이 다이토구 모든 토지의 가격 흐름을 대표하지는 않습니다.

도심 핵심지의 가격이 높아지면서 접근성과 상업 수요를 갖춘 다른 지역의 토지가 상대적으로 주목받는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중심부보다 가격이 낮다고 해서 곧바로 저평가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아사쿠사처럼 오랜 기간 지가가 오른 곳에는 관광과 개발에 대한 기대가 이미 반영됐을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싸다’는 인식과 실제 매입할 만한 가격인지는 구분해야 합니다.

토지의 가치는 같은 동네에서도 필지마다 다릅니다. 아사쿠사의 주요 관광 동선에 접한 땅과 한 블록 뒤편의 땅은 보행량부터 다릅니다. 도로 폭과 접도 상태, 필지의 모양, 허용 용도와 건축 가능 규모도 가격에 영향을 줍니다. 기준지가는 매년 7월 1일 현재 선정된 토지를 평가한 가격이고, 모든 매매계약의 평균가격이 아닙니다. 건물이 들어선 땅이라면 기존 권리관계와 철거 비용, 원하는 용도로 활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따져야 합니다. 지역 평균 상승률만으로 개별 필지의 값을 매길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처럼 개별 필지의 옥석을 가리는 것과 함께, 시장 전체의 흐름을 냉정하게 읽는 것도 중요합니다. 최근의 높은 상승률이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도쿄도가 공시지가와 기준지가의 공통 지점을 비교한 결과, 23구 상업지의 반기 상승률은 직전 반기 7.0%에서 올해 상반기 6.4%로 낮아졌습니다. 전체 기준지의 연간 상승률과 조사 대상이 다른 통계지만, 가격이 오르는 동안에도 상승 속도는 완만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도쿄 상업지의 가격 상승은 도심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다른 지역 상승률이 이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아사쿠사의 사례도 관광객 증가만으로 설명하기보다 접근성과 토지의 희소성, 도심 핵심지와의 가격 관계를 함께 봐야 합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어느 구가 더 오를지가 아니라, 그 땅에 대한 기대가 현재 가격에 얼마나 반영돼 있느냐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용남 글로벌PMC(주)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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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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