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파르게 하락하던 원·달러 환율이 반등 조짐을 보이자 원화 강세 여파 우려로 주가가 밀린 백화점과 K뷰티 관련주의 반등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뷰티 브랜드 메디큐브를 운영하는 에이피알은 이날 0.27% 내린 36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종가(46만4500원)와 비교하면 21.21% 밀렸다. 같은 기간 달바글로벌도 16.77% 하락했다.
가파른 수출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주식시장에서 인기를 끌던 두 종목 주가가 곤두박질친 배경은 원·달러 환율 하락이다. 최근 나타난 원화 강세가 수출 기업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주가 발목을 잡았다. 원화 강세 시기에는 수출 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원화로 환산할 때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1340원대까지 밀렸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7월1일 달러당 1551.2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지난 9일 달러당 1340.6원까지 하락했다. 이날 증시 정규장 마감 무렵인 오후 3시45분께는 1378.2원을 기록했다. 미국 중앙은행(Fed)과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 과정에서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앞서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주가 조정으로 K뷰티 관련 종목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하락으로 인해 “에이피알은 미국으로의 화장품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도 주가가 매우 부진했다”며 “지속적인 주가 하락으로 현재 에이피알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7.8배까지 떨어져 LG생활건강(18.4배)보다 싸다”고 설명했다.
환차손 우려가 주가를 과도하게 짓눌렀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면 해외에서 창출되는 수익 규모와 함께, 해외에서 지출하는 비용도 줄어들어서다. 김 연구원은 “원화 강세가 K뷰티 관련 종목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환율 부담이 완화되면 K뷰티 관련 종목의 저렴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에이피알을 비롯한 소비재 수출주는 다음달 월마트 딜데이와 아마존 프라임데이, 11월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등 쇼핑시즌 모멘텀을 앞두고 있다고 김 연구원은 전했다.
백화점주도 원화 강세가 진정되면 반등할 수 있는 업종으로 제시됐다. 원화 강세로 외국인의 국내 쇼핑 부담이 커지고, 내국인의 소비가 해외여행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를 눌러왔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는 지난 7월 이후 각각 48.43%, 52.65% 급락했다.
김 연구원은 “원화가 추세적인 강세로 가지 않는다면 성과급 시즌인 4분기에는 백화점 내 내국인 소비가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백화점 3사의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80% 증가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1%까지 확대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원화 강세 흐름 속에서도 외국인 매출 증가세가 이어진 것이다.
관심은 환율의 향방으로 쏠린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단을 1400원 내외로 점쳤다. 그는 “최근의 환율 상승을 지난해 6월과 같은 추세적인 환율 반등의 전환점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강달러 압력이 완화되고 난 이후에 대내적인 여건을 반영하면 환율 하방 압력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 미국 금융시장에서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 등이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반도체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는 외화자금 순유출을 상쇄하는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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