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원짜리도 안 보고 산다"…2030 달라진 쇼핑법 [트렌드+]

입력 2026-09-22 12:00   수정 2026-09-22 12:16

"수백만원짜리도 안 보고 산다"…2030 달라진 쇼핑법 [트렌드+]



온라인 유통시장이 오프라인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명품도 디지털 판매 채널을 넓히고 있다. 과거 온라인 명품 구매의 가장 큰 장벽으로 꼽혔던 정품 여부와 배송·반품 문제를 보완한 서비스가 늘어나면서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계기로 빠르게 커진 온라인 명품 쇼핑은 최근 판매 채널이 다변화되는 양상이다. 명품 브랜드 공식 온라인몰뿐 아니라 렉스몬드(옛 오케이몰)와 같은 직매입 전문몰, 쿠팡과 같은 종합 이커머스가 운영하는 럭셔리 전문 서비스 '알럭스' 등이 경쟁하고 있다.

명품 온라인 쇼핑의 강점은 편의성과 접근성이 꼽힌다. 특히 온라인 쇼핑이 익숙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특징으로 하는 MZ세대가 명품 온라인 쇼핑의 큰손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KITA)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온라인 럭셔리 상품 판매는 전년 대비 43% 증가하여 15조 2,000억 원(약 117억 달러) 규모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더불어 명품 소비에서 2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소비자층의 구매력이 확대됐다. 2023년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대 소비자의 월평균 명품 지출액은 2019년 대비 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명품 구매자의 29%가 25~34세 연령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명품시장보다 빠른 온라인 성장

온라인으로의 이동은 글로벌 명품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시장조사업체 킹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명품시장 규모는 2023년 3688억5000만달러에서 2024년 3895억달러로 커진 것으로 추정됐다. 2031년에는 6010억5000만달러에 달해 2024~2031년 연평균 6.3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통채널 가운데 온라인의 성장 속도는 전체 시장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킹스리서치는 온라인 소매업체 부문의 2024~2031년 연평균 성장률을 7.90%로 전망했다. 편의성과 접근성뿐 아니라 디지털 결제와 물류 서비스 발전, 가상 체험 등 기술 고도화가 온라인 명품시장 확대를 뒷받침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젊고 디지털 친화적인 소비자의 유입도 온라인 채널 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지역별로는 아시아·태평양의 성장세가 가장 가파를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예상 연평균 성장률은 7.14%다. 킹스리서치는 중산층과 고액자산가 증가뿐 아니라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모바일 쇼핑의 높은 보급률이 명품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역시 명품 소비와 온라인 유통이 모두 발달한 시장이다. IMARC그룹은 국내 명품시장 규모를 2024년 55억달러로 추산하고 2033년 83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5~2033년 예상 연평균 성장률은 4.7%다. 최신 전망에서는 2025년 시장 규모를 57억1000만달러로 추산하고, 온라인 스토어가 국내 명품 유통채널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온라인 59%까지 커졌다…유통의 중심 이동

국내 명품만 떼어낸 공신력 있는 온라인 거래액 통계는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전체 온라인 유통시장 통계를 명품 온라인시장의 규모로 직접 해석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소비자의 구매 채널이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유통산업 전반의 변화는 뚜렷하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2021~2025년 조사 대상 유통업체 매출은 연평균 6.7% 증가했다. 온라인은 연평균 10.1% 성장한 반면 오프라인은 2.6% 늘었다. 2025년만 놓고 봐도 온라인 매출 증가율은 11.8%, 오프라인은 0.4%였다. 이에 따라 조사 대상 업체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59.0%까지 높아졌다.

올해도 온라인 쇼핑 자체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6년 7월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5조954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7.3% 증가했다. 이 가운데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9조5716억원으로 전체의 78.0%를 차지했다. 다만 같은 달 의복 온라인 거래액은 전년 동월보다 6.1% 감소했다는 점에서 전체 온라인시장 성장세를 곧바로 패션이나 명품의 성장으로 연결해서는 안되지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에서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패션기업들도 온라인을 주요 판매 채널로 키우고 있다. 한섬은 지난해 10월 2025년 연간 온라인 거래액이 처음으로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020년 2500억원 수준에서 5년 만에 60% 이상 증가한 규모다. 한섬은 2022년 500억원을 투입해 온라인 전용 자동화 물류센터 '스마트허브 e비즈'를 가동하고 더한섬닷컴·EQL 등 온라인 채널을 운영해 왔다.

이 같은 흐름은 브랜드나 패션기업이 플랫폼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사 온라인 채널과 물류 인프라를 함께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커지는 온라인 명품…결국 승부처는 '신뢰'

온라인 명품시장이 커질수록 정품 보증과 가격, 배송, 반품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렉스몬드가 직매입 방식을 앞세우고 알럭스가 브랜드 공식 채널 또는 파페치와의 협업을 통해 상품을 공급하는 것도 온라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품 우려를 낮추기 위한 전략과 맞닿아 있다.

반면 온라인 명품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개별 플랫폼의 생존 가능성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1세대 온라인 명품 플랫폼 가운데 하나인 발란은 2025년 3월 입점 판매자 정산 지연과 유동성 경색 속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올해 2월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파산을 선고받았다. 코로나19 시기 온라인 명품 수요 증가를 타고 몸집을 키웠지만 이후 내수 부진과 경쟁 심화, 수익성 문제가 겹쳤다.

결국 명품 유통의 온라인 전환은 '온라인에서 명품을 사느냐'를 넘어 '어떤 온라인 채널을 믿고 사느냐'의 경쟁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다. 시장조사업체들은 국내외 명품시장에서 온라인 채널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발란 사례는 거래액 확대만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보여준다. 정품 신뢰와 가격 경쟁력, 물류·반품 편의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수익성을 증명할 수 있는지가 온라인 명품시장의 다음 경쟁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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